김지현 산업1부 기자
재계에선 1945년 광복 이후 본격적인 한국 기업사가 시작됐다고 본다. 한 세대를 평균 35년으로 잡는다면 한국 기업들에 이제 3세대의 막이 열린 셈이다. 최근 승계 소식이 이어지는 이유다.
승계를 통한 오너 경영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다. 과감한 결단을 통한 ‘스피드 경영’과 ‘책임 경영’이 오너 경영의 장점으로 꼽힌다. 한국이 이른바 ‘초격차 전략’으로 반도체와 전자산업에서 스승 격이던 일본을 추월하는 과정에서 특히 빛을 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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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 작업이 쉬운 것만도 아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2015년 4월호)에 실린 글로벌 인사관리 컨설팅업체 이곤젠더의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30%의 가족경영기업만 2세 승계에 성공했다. 3세까지 가는 기업은 12%에 불과했고, 고작 3%만이 4세 이상 승계를 해냈다. 100개 기업 중 3개만 4세 승계에 성공한 셈이다.
이곤젠더는 승계에 성공한 글로벌 50개 가족경영기업을 분석한 결과 그 배경에 안정적인 지배구조와 더불어 오너 개인의 역량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를 완벽하게 내재화하고 기존 상식의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어젠다를 제시해내는 역량이다.
특히 오너들은 고객과 직원을 최우선시하는 전략을 세우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려는 경향도 강했다. 그들이 내다보는 미래는 다음 ‘분기’가 아닌 다음 ‘세대’란 것이다. 최근 승계 대열에 합류한 한국의 3, 4세들이 ‘3%의 벽’을 넘으려면 꼭 새겨들어야 할 조언이다.
김지현 산업1부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