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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드리고 두드린 우루과이, 피라미드 열었다

입력 | 2018-06-16 03:00:00

살라흐 빠진 이집트에 1-0 진땀승
러시아 개막전 5골 사우디 대파




전통의 강호 우루과이가 반세기 가까이 이어온 월드컵 본선 첫 경기 ‘무승 징크스’를 기어이 깨뜨렸다. 월드컵 원년 우승팀 우루과이(FIFA 랭킹 14위)는 15일 예카테린부르크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상대 이집트(45위)를 1-0으로 힘겹게 꺾었다.

이로써 우루과이는 1970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48년 만에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우루과이는 1970년 이후 월드컵 첫 경기에서 3무 3패를 기록 중이었다.

우루과이가 승점 3점을 얻기까지는 쉽지 않았다. 우루과이는 이집트의 두꺼운 수비벽을 좀처럼 뚫지 못한 데다 간판스타 루이스 수아레스가 세 차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날려 고전했다.

하지만 무승부가 유력해 보이던 후반 44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온 호세 히메네스의 극적인 헤딩 결승골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날 관심을 모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32득점)인 이집트의 ‘파라오’ 무함마드 살라흐는 지난달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당한 어깨 탈골 부상 후유증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개최국 러시아는 화려한 골 잔치로 월드컵 개막을 알렸다. 15일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개막전에서 개최국 러시아는 화려한 공격력을 바탕으로 사우디를 5-0으로 완파하고 조별리그 A조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러시아와 사우디는 이번 월드컵에 출전한 32개국 가운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각각 70위, 67위로 가장 낮다. 월드컵 본선 조 추첨 결과 두 팀이 개막전 맞상대로 결정되자 외신에서는 “가장 지루한 첫 경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졌다.

하지만 러시아는 각종 진기록을 쏟아내며 월드컵 열기에 불을 댕겼다. 이날 승리로 러시아는 월드컵 개최국의 개막전 무패를 이어갔다. 이번 대회 러시아까지 역대 월드컵 개최국은 개막전 10경기에서 7승 3무로 패배를 몰랐다.

전반 22분 교체 투입된 러시아 데니스 체리셰프는 전반 43분 쐐기골을 터뜨려 교체 선수로는 역대 개막전 사상 처음으로 득점을 올린 선수가 됐다. 세 번째 득점을 올린 아르툠 주바도 후반 26분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은 지 89초 만에 헤딩 골을 터뜨렸다. 월드컵 사상 두 번째로 빠른 교체 득점 기록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 나란히 앉아 개막전을 지켜봤다. 푸틴 대통령은 예의를 차리기 위해 반응을 자제하면서도 골이 터질 때마다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 중인 스타니슬라프 체르체소프 러시아 대표팀 감독에게 축하 전화를 걸어 체르체소프 감독이 기자회견장을 급히 빠져나가기도 했다. 이날 8만 석 규모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는 7만8011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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