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트럼프 비핵화 합의]트럼프와 이틀 연속 전화통화 北美 합의 따른 후속조치 등 논의… 靑, 비핵화 검증-경협 방안 가속 “11월전 평양서 남북미 정상회담 등 상상 뛰어넘는 일들이 펼쳐질 것”
국무회의장에서 TV 시청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과 함께 TV 생중계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북-미 정상회담을 지켜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靑 “앞으로 상상 그 이상이 펼쳐질 것”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개 항으로 된 합의문에 서명하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문 대통령도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대신 읽은 입장문에서 환영의 뜻을 밝혔다.
새해 벽두부터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총력전을 벌였던 청와대는 이제 ‘싱가포르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 20분부터 20분 동안 통화를 갖고 “북-미 사이의 합의 내용을 완전하고 신속하게 이행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한미가 더욱 긴밀하게 협의하고 공조해 나가자”고 뜻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14일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만나 북-미 협상 내용을 전달받고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이행을 위한 한미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판문점 선언 이행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향후 북한과의 협력 방안 마련에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북-미가 유해 발굴 사업에 합의한 만큼 남북미가 공동으로 유해 발굴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청와대는 이번에 불발된 남북미 3자 정상회담도 11월 전에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평양에서 3자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한반도와 관련해 상상을 뛰어넘는 일들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공동성명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등이 빠진 것에 대해 한 관계자는 “성명에 담기진 않았지만 북-미 정상이 CVID에 대해 논의하고 뜻을 모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양국 국기 앞에서 악수를 나누던 오전 10시 5분까지도 청와대에는 긴장감이 맴돌았다. 이 시각, 국무회의를 주재하던 문 대통령도 국무회의 시작을 잠시 미루고 참석자들과 함께 국무회의장에 마련된 TV로 이 장면을 지켜봤다.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저도 어제 잠 못 이루는 밤이었다”고 토로했다. 문 대통령은 11일 평소보다 늦은 오후 8시를 넘겨 집무실을 나와 관저로 퇴근했다. 한 참모는 “역사적인 북-미 담판을 앞두고 여러 생각과 구상이 있지 않았겠느냐”고 전했다.
이날 점심시간에도 입장문을 직접 다듬었던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의 공동성명 서명과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여민1관 3층 집무실에서 TV로 지켜봤다. 임 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 핵심 참모들도 문 대통령 집무실에서 함께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