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스턴 처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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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인보다 천 년 앞서 ‘0’의 개념을 고안한 마야족은 제례 때 꼭 담배를 피웠다. 아즈텍족에게 담배는 신과 인간을 연결하는 매개체였다. 아인슈타인은 “담배를 입어 물어야 인간사에 대해 객관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고백했다. 프로이트는 아바나 시가를 피워야 일이 손에 잡히고 감정을 통제할 수 있었다. 마크 트웨인은 “천국에 시가(cigar)가 없다면 가지 않겠다”고 선언할 정도였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에서 유럽으로 들여온 담배는 처음엔 약재로 인식됐다. 이후 담배가 기호품으로 큰 인기를 끌자 유럽의 ‘흙수저’들은 담배 경작을 위해 신대륙으로 건너갔다. 미국 버지니아에서 재배되기 시작한 담배는 내륙으로 경작지가 빠르게 확장됐다. 미국의 독립 전쟁, 남북 전쟁도 담배를 둘러싼 이권 싸움이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였다.
전쟁터의 지휘관들은 담배가 식량과 총탄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병사들을 죽음의 공포로부터 벗어나게 하는데 담배만한 것이 없었다. 1차 세계대전을 다룬 레마르크의 ‘서부 전선 이상 없다’에는 “전장에서 담배가 배급될 때, 그것은 곧 공격의 시간이 가까워졌다는 신호였다”는 문장이 있다. 체 게바라는 ‘게릴라 전쟁’에서 “게릴라 전사의 생활에서 평범하면서도 극도로 중요한 위안거리는 흡연이었다”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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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
술과 담배를 멀리하는 노련한 협상가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누구에게나 버거운 상대다. 더군다나 지구상에서 가장 엄격한 금연국가인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은 애연가 김정은에게는 더 부담스러울 수 있다. 산스크리트어로 ‘평화’를 의미하는 센토사섬에서 종전이 선언되고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길 기원한다.
김이재 지리학자·경인교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