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JTBC ‘썰전’ 캡처
‘MB(이명박 전 대통령)정부’ 정무수석을 역임한 박형준 동아대 교수(전 국회 사무총장)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표현 방식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31일 JTBC ‘썰전’에서는 홍 대표가 갑작스럽게 이뤄진 제 2차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김정은이 곤경에 처한 문재인 대통령을 구해준 것”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지방선거는 황소개구리이고 비핵화의 대국면은 황소다. (홍 대표의 발언은) 황소개구리가 황소를 잡아먹겠다고 하는거나 마찬가지다. 이치에 맞지 않는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형준 교수는 다소 진지한 표정으로 “자유한국당이 내는 메시지 가운데 두 분이 얘기한 것과 다른 측면에서 지적해야 할 문제를 야당이 지적한 부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달라는 유 작가의 말에 박 교수는 “북한을 역지사지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북한의 의도대로 움직이는 것만이 이 국면을 성공시키는 것은 아니잖나. 북한이 언제든지 돌변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계속 가져야 하는 것은 맞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그런데 홍 대표나 야당이 ‘메시지의 내용보다도 메시지를 어떤 방식으로 국민들의 감성에 닿게 할 거냐’는 부분에서 굉장히 실수를 하고 있다고 본다. 놀부 심보처럼 느껴지면 안된다”며 “가장 걷어내야 할 게 있다. 여야 모두 마찬가지인데, 영화 ‘대부’에서 보면 ‘적을 미워하지 마라. 그러면 내 판단이 흐려진다’는 얘기가 있다. 상대에 대한 적개심이 깔려있으면 표현 방식도 잘못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에 유 작가는 “야당이 물론 쓴소리 할 수 있다. 할 수 있는데”라며 큰 한숨을 짓고는 “북한 당국자들이 못되게 말해서 본질은 어디 가버리고 감정만 상하는 것처럼 우리 야당도 이 문제에 관해서 너무 자극적이고 감정적인 표현을 쓴다. 진의를 의심받는 상황에서는 역효과만 낸다. 예컨데 논평들을 보면 어느 당이라고 말 안하겠지만 ‘그동안 문 대통령이 운전석에서 뭘 했는지 모르겠다’ 이런 식으로 하잖나”라며 비판했다.
그러자 이 전 장관은 유 작가에게 “저쪽 대변인, 야당 대변인을 해보는 게 어떠냐”며 웃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