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다스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9주기인 23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첫 재판에 출석한 것과 관련, “이 전 대통령의 업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24일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하며 “이 전 대통령이 법정에 나와서 아직 반성 없이 그동안 늘 그래왔던 것처럼 또 다른 연출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마음이 많이 씁쓸했다”고 했다.
박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이 첫 재판에서도 ‘다스는 형님(이상은) 회사’라는 주장을 고수한 것과 관련, “이 부분도 본인이 스스로 자초한 업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래서 처음에 미국에서 이 재판에서 지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되고 나서 다스의 BBK 투자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 국가의 공권력을 동원하고 직권을 남용하고, 그렇게 해서 이 투자금을 다시 회수하지 않았나. 그리고 이 과정에서 삼성이 소송비용을 대납했다는 뇌물혐의가 연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다스가 처음에 만들어졌을 때부터 차명으로 회사를 만들어왔던 거다. 평생 동안 거짓말을 해왔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 이것을 인정하기 시작하면 그동안 모든 것이 무너지지 않겠나”라며 “본인 스스로가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국민들 앞에 사죄해야 하는 것 아니냐. 2007년 대통령에 당선됐을 그 당시부터도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당선된 것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 전 대통령은 앞서 1심 재판부에 ‘모든 증거에는 동의하지만 입증 취지는 부인한다’는 요지의 증거인부서를 제출했다. 검찰의 진술조서 등이 증거가 될 자격이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혐의는 부인한다는 취지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해 두 가지 이유를 꼽았다. 그는 “그동안 거짓말을 해왔던 측근들이 모두 마음이 돌아서서 모든 것을 다 불었다. 그렇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법정에 나와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입맛에 맞게끔 증언해줄 사람을 굉장히 찾기 힘들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사실 국가를 사유화했던, 정말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선 안 되는 그런 대통령이었다”며 “이번 재판이 진짜 공정하게 이루어져서 정말로 앞으로 대한민국 역사에 이런 일이 다시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