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최다승 타이 최강희 감독
“프로 최다승? 그게 뭔 큰 의미가 있나요? 그저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했을 뿐인데…. 무엇보다 선수들이 잘해줘서 여기까지 온 것입니다.”
22일 제주를 1-0으로 꺾으며 프로축구 사령탑 역대 최다승 타이(210승·김정남 전 울산 감독)를 기록한 최강희 전북 감독(59·사진)은 덤덤했다. 1승만 추가하면 역대 최연소, 최단기간 프로 사령탑 최다승 기록을 새로 쓰게 되고 이후 매 승리가 새 역사가 되는데도 이렇다 할 감흥을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계속 대화하면서 느낄 수 있는 게 하나 있었다. 전북에 대한 강한 애착이었다.
“솔직히 처음엔 선수들에게 잔소리해대며 이기는 데 급급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감독과 선수, 구단, 팬들이 서로 믿어주는 관계가 됐다. 이렇게 한마음으로 움직이다 보니 전북이 이젠 K리그1 최고 인기구단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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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까지만 해도 좋은 선수는 지방에 있는 전북에 오려고 하지 않았다. 그런데 내가 볼 땐 이동국과 김상식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었다. 그래서 그들을 설득해 데려왔다.”
최 감독은 2009년 K리그를 제패하며 팬들은 물론 구단으로부터도 인정을 받았다. 그때부터 구단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어졌고 팬들도 최 감독을 ‘봉동 이장’이라 부르며 열렬히 응원했다. 전북 완주군 봉동읍에 전북 숙소가 있는 것을 빗대 팬들이 최 감독을 친근하게 부르는 별명이다.
최 감독은 ‘재활공장장’으로 불린다. 은퇴 기로에 있던 최태욱(37)과 김남일(41)도 최 감독 밑에서 선수생활을 더 이어갔다. 최 감독은 단점보다는 장점을 봤다. 그가 만든 최고의 작품은 이동국이다. 2009년 초 성남에서 방출된 이동국을 영입해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이동국은 이적 첫해 22골을 터뜨려 전북을 정상에 올려놓았고 지난해까지 9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전북이 K리그1 ‘절대 1강’이 되는 데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잘하던 선수는 뭔가 있다. 마음을 터놓고 대화하면서 선수 자신이 다시 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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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양평이 고향인 최 감독은 “전북 봉동이 제2의 고향”이라고 말한다. 전북은 그에게 팀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 최강희 감독은? ::
△생년월일: 1959년 4월 12일 △대표 경력: 1988년 서울 올림픽,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수비수) △지도자 경력: 프로축구 수원 코치(1998∼2001년),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 대표 코치, 한국축구대표팀 코치(2002∼2004년), 프로축구 전북 감독(2005∼2011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2011∼2013년) 전북 감독(2013년∼) △전북에서 거둔 성적: 2005년 FA컵 우승, 2006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 2009년 K리그 정규리그 우승 및 챔피언십 우승, 2011년 K리그 정규리그 우승 및 챔피언십 우승, 2014년 K리그 클래식 우승, 2015년 K리그 클래식 우승, 2016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 2017년 K리그 클래식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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