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공해化 시급한 소형 경유 화물차
손녀의 등원을 돕던 주민 이모 씨(65)는 “택배 트럭이 하루에도 몇 대씩 아파트 단지에 들어와 저렇게 시동을 끄지 않고 짐을 내린다”며 “단지에는 아이들과 노인들이 많은데, 시꺼먼 배출가스를 뿜어내는 트럭을 보면 화가 난다”고 말했다.
○ 1급 발암물질 내뿜는 경유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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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 발암물질을 뿜는 경유차는 우리나라 전체 차량의 42%를 차지한다. 승용차는 휘발유차, 전기차 등으로 많이 대체됐지만 화물차는 여전히 경유차가 93.3%에 이른다. 지난해 기준 화물차의 70.4%를 차지하는 소형 화물차(최대 적재량 1t 이하)는 특정 경유차종이 수년째 과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1t 트럭의 대명사로 불리는 현대자동차 포터만 해도 2010년 이래 매년 10만 대 이상 팔렸고 올 1, 2월 판매량이 1만3441대를 넘어섰다.
소형 화물차는 중·대형보다 한 대당 미세먼지 배출량이 적지만 수 자체가 많고 주로 주택가 주변을 운행해 위해성은 더 크다. 이형섭 환경부 교통환경과장은 “택배차 등 소형 화물차 대부분은 저속 주행하거나 정차 후 공회전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때 나오는 불완전연소 가스는 미세먼지를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 경유차 오염물질의 93분의 1 LPG차
전문가들은 소형 화물차의 ‘저공해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한다.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LPG화물차다.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으로 사용이 제한된 LPG승용차와 달리 LPG화물차는 일반인도 구입할 수 있다. 다만 그동안 LPG 엔진 출력이 경유차에 비해 턱없이 낮아 외면받았지만 내년 경유차 수준으로 출력을 높인 LPG차 엔진의 개발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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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소산화물은 다른 물질과 결합해 초미세먼지를 만드는 주요 물질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경유트럭을 LPG차로 전환하면 질소산화물 배출량의 80∼90%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LPG차보다 더 친환경적인 것은 전기차다. 다만 현재 출시된 0.5t 전기트럭은 국고 보조금 1100만 원과 지방비 보조금 500만 원 내외를 지원받더라도 2000만 원가량은 구매자가 부담해야 한다. 택배차량은 장거리 운행이 많아 충전에 대한 부담도 크다.
○ 선진국에선 LPG차 구입 시 인센티브
당장 현실적인 대안은 LPG차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등 더 친환경적인 차가 일반화되기에 앞서 LPG차가 친환경차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부는 2016년부터 친환경자동차기술개발사업단 연구과제로 ‘환경친화적 보급형 LPG 직접분사(LPDi) 1t 트럭 상용화 개발’을 진행해 왔다.
내년 4월 개발을 완료하는 친환경자동차기술개발사업단의 이영재 단장은 “경유차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세 가지 후(後)처리 장치를 붙여야 해 가격이 올라가지만 LPG차는 한 가지 후처리 장치만 붙이면 되고 연료가 싸 장기적으로 가격 부담이 작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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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