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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나라에서 짜릿한 골맛

입력 | 2018-02-15 03:00:00

첫골 주인공은 美서 귀화한 그리핀
미들네임 ‘희수’는 어머니 이름… 등번호 ‘37’은 외할머니 출생연도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역사적인 올림픽 첫 골을 터뜨린 포워드 랜디 희수 그리핀(30·사진)은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한국행을 택했다.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리핀은 지난해 3월 특별귀화로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미국 하버드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듀크대 대학원에서 생물학 박사 과정을 밟던 그는 한국을 위해 뛰어 달라는 대한아이스하키협회의 요청을 받고 대표팀에 합류했다.

특별귀화 전이던 2015년부터 초청 선수로 대표팀 경기를 뛰었던 그리핀은 “어머니의 나라를 대표해 올림픽에 나가고 싶다는 열망이 강했다”고 말했다. 그리핀의 미들 네임인 ‘희수’는 어머니 이름이다. 등번호 ‘37’은 외할머니의 출생 연도(1937년)다.

열 살 때 아이스하키 선수 생활을 시작한 그리핀은 스피드와 골 결정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주 공격수로 활약했던 그이지만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뛸 팀이 없어 아이스하키를 그만두기도 했다. 협회의 ‘러브콜’이 없었다면 다시는 아이스하키를 못 할 수도 있었다. 그리핀은 “대표팀 덕분에 아이스하키와 이별했던 힘든 시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핀은 평창 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예선 1, 2차전에서는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부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협회 관계자는 “그리핀이 고관절 부상으로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이날 그리핀은 골을 터뜨린 뒤 동료들과 얼싸안으며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훌훌 털어버렸다. 그리핀은 “일본과 상대했기 때문에 남북 선수들이 더 협동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올림픽에서의 첫 골이 자랑스럽지만 팀이 져서 슬프기도 하다”고 말했다.

강릉=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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