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쇼에서 본 제품, TV 통해 바로 산다
서울 중구 CJ그룹 본사 건물.
CJ오쇼핑과 CJ E&M은 17일 이사회를 열고 6월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8월 1일 합병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CJ오쇼핑과 CJ E&M은 1 대 0.41 비율로 합병한다.
CJ오쇼핑은 합병을 발판 삼아 현재 TV홈쇼핑에 국한된 사업 영역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와 인터넷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확장된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 계층을 넓힌 뒤 CJ E&M이 만들어 온 드라마 및 쇼·음악 프로그램과 연계한 새 상품을 개발해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SM, YG 등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한류 콘텐츠의 대표 주자인 케이팝을 무기로 국내외 팬들에게 가수의 캐릭터를 접목한 굿즈(상품) 등을 판매하는 데 착안한 것이다.
지난해 9월 CJ오쇼핑은 CJ E&M 등 그룹 계열사와 협력해 롯데백화점에 ‘스타일온에어 플러스’ 매장을 열었다. ‘윤식당’ ‘삼시세끼’ 등 CJ E&M의 인기 TV 프로그램과 협력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계열사 간 협력 실험이 두 회사의 합병으로 이어진 배경으로 풀이된다. CJ오쇼핑 제공
CJ오쇼핑과 CJ E&M은 콘텐츠 융합 외에 인적 교류도 활발히 할 방침이다. 가령 tvN PD가 예능 형식으로 홈쇼핑 프로그램을 만들어 소비자를 유인하거나 CJ 오쇼핑의 상품기획자(MD)가 콘텐츠 제작 단계부터 참여 콘텐츠의 상품화 가능성을 분석하는 식이다. CJ오쇼핑은 지난해부터 차별화된 콘텐츠를 통한 소비층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날 두 회사가 밝힌 합병회사의 올해 매출 목표는 4조4000억 원, 영업이익은 3500억 원이다. 장기적으로는 신규 사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아 2021년까지 전체 매출을 연평균 15.1% 성장시킬 계획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일방향적인 TV홈쇼핑의 매출 비중은 줄고 판매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소통하는 새로운 형태의 커머스가 늘어나는 게 세계적 추세”라며 “CJ오쇼핑이 내부적으로 콘텐츠를 강화하기보다 이 부분에 강점을 지닌 계열사 CJ E&M과 합쳐 업계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고 말했다.
송충현 balgun@donga.com·박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