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새해 특집/막 오르는 지방선거]6·13지방선거 5대 관전 포인트
《 문재인 정부 출범 1년여 만에 실시되는 6·13지방선거에서 여야는 사활을 건 일전을 예고하고 있다. 선거 성적표에 따라 문 정부의 국정 운영이 탄력을 받을 수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 패배로 위축된 보수 재건의 발판이 마련될 수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광역자치단체 17곳 중 과반 확보를 1차 목표로 하되 내심 10석 이상도 바라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6곳을 수성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국민의당-바른정당은 통합 대오를 형성해 한국당을 뒤쫓을 기세다. 어느 해보다 복잡다기한 구도로 치러지는 지방선거의 5대 관전 포인트를 짚어본다. 》
① 與 “적폐 확실히 청산” 野 “무능 정부 심판”
민주당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 농단 사건에 따른 탄핵 여파가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지방선거를 전(前) 정권 적폐 청산과 결부지어 ‘보수 정권 시절 만들어진 지방정부 교체’라는 전략을 내세운다. 중앙권력에 이어 지방정부까지 교체해야 정권 교체가 완성되고 새 정부 개혁의 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 각 부처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의 조사 결과를 민주당이 연일 강조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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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개헌투표 묶느냐 마느냐, 득실계산 분주
개헌 투표 성사 여부는 지방선거 판도를 흔들 수 있는 뇌관 중 하나다. 민주당은 지방선거 때 개헌안 동시 국민투표를 관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개헌안 국민투표가 끝내 실패하면 민주당은 한국당을 ‘반개헌 세력’이라는 구도로 몰아 선거를 치르면 된다”고 했다.
이에 한국당은 지방선거가 끝난 뒤에 개헌 국민투표를 하자고 요구한다. ‘국가의 틀’을 정하는 개헌과 지방선거를 결부 지으면 문재인 정부의 ‘중간평가’라는 지방선거의 의미가 퇴색할 수 있기 때문. 민주당이 권력구조 개편에 대한 의지 없이 지방분권 개헌만 강조하는 만큼 개헌의 진정성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한국당은 각 당의 개헌안이 하나로 모아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고 일찌감치 불리한 개헌 이슈를 털어내려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하지만 한국당의 반대로 국회 주도 개헌이 무산되고 대통령 발의 개헌안마저 국회에서 부결되는 것은 한국당으로서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라고 했다.
③ PK 등 격전지 靑수석-장관 차출 얼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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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향후 정국에 따라선 수석급 인사가 전격 투입될 가능성도 아직까지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민주당에서는 상대적 열세 지역인 TK(대구경북) 지역과, 최근 민주당 쪽으로 여론 무게추가 옮겨가는 듯한 PK(부산경남) 지역에 더 욕심을 내야 한다는 기류도 관측된다. PK는 ‘지방정부’ 교체를 띄우는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꼭 승리해야 할 지역으로 꼽힌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대구시장에,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부산시장에 지속적으로 거론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두 장관은 최근까지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청와대 참모와 장관들의 사퇴 시한은 3월 15일이다.
④ 안철수-유승민 미래 걸린 통합신당 행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으로 중도 세력을 확장하고 한국당을 ‘주변화’ 시켜야 한다고 공언해 왔다. 역대 수도권 선거에서는 일대일 구도냐, 아니냐에 따라 당락이 크게 엇갈리는 사례가 많았다. 게다가 통합 정당이 보수 성향의 표를 일부라도 흡수하면 한국당은 수도권 선거에서 불리할 수 있다. 남경필 경기지사가 보수 세력 통합과 일대일 구도의 선거를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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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통합의 파괴력이 미미할 거라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무엇보다 통합이 주는 감동이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국민의당은 통합을 놓고 찬성파와 반대파 간 ‘내전’에 가까운 진통을 겪는 동안 당 지지율은 4%대로 추락했다. 안 대표가 통합 반대파를 그대로 안고서는 진정한 통합이 어려울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⑤ 최대 10곳 안팎… 재보선도 미니총선급
1일 현재 국회의원 재·보선이 확정된 지역은 서울 노원병, 서울 송파을, 울산 북구 등 총 세 곳이다. 그러나 6월까지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가 확정될 수도 있는 곳을 포함하면 재·보궐 지역이 10곳 안팎으로 늘어나 ‘미니 총선급’ 규모가 될 수도 있다.
여기에 광역단체장 선거에 현역 의원이 차출되면 해당 지역도 국회의원 선거를 치러야 한다. 현재 서울시장 후보군에는 민주당 박영선 민병두 전현희 우상호 의원 등과 경기지사 후보군으로는 민주당 전해철 의원, 충남지사 후보군으로 민주당 양승조 의원, 성남시장 후보군인 민주당 김병욱 의원 등이 있다. 경남지사에는 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인천시장에 박남춘 최고위원 등이 있다. 한국당 이철우 의원은 경북지사 출마를 위해 경선 결과와 상관없이 의원직을 내려놓겠다고 했다.
이 때문에 현재 의석 5석 차이가 나는 민주당(121석)과 한국당(116석)이 지방선거를 지나면서 1, 2당이 바뀌거나 격차가 더 커질 수도 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