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어제 기자회견을 열어 바른정당과의 통합과 자신의 재신임을 함께 묻는 전(全)당원투표를 제안했다. 안 대표는 “당이 미래로 가는 길을 가로막고 서서 정치 이득에 매달리려는 사람이 있다면 거취를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며 호남 반대파와의 결별도 불사하겠다고 했다.
‘합리적 중도정당’이란 지향점이 엇비슷한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안 대표로선 유일한 위기 타개책일는지 모른다. 당 지지율은 4%대로 떨어져 지난해 4월 총선(득표율 26.7%), 지난 5·9 대선(득표율 21.4%) 때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호남인사 중용 등 문재인 대통령의 ‘호남 껴안기’가 계속되면서 호남이란 지역 기반도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바른정당 역시 소속 의원들의 자유한국당 집단 복귀로 교섭단체 지위를 잃고 존립을 위협받고 있다. 기존 구도 자체를 깨는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양측이 ‘중도신당’으로 의기투합한 것이다.
안 대표가 당의 창업주이자 대선 주자란 점에서 통합과 재신임 카드는 먹힐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무엇을 위한 통합인지가 분명치 않다. 구호로는 ‘실천적 중도개혁정당’을 외쳐도 근본적인 체질 변화가 없는 한 안철수의 위기탈출용, 지방선거용 야합이란 소리가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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