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 다음날 반기문 면담서 밝혀 “대문에 불나면 집 위험” 北 감싸기 潘 “中역할 중요, 압박외 방법 없다” 文대통령 13일 방중, 14일 정상회담… 習 첫날 베이징 비워 외교결례 논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9일 북한 김정은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도발 직후 “북한과의 협력관계가 변했다. 하지만 북한은 중국의 이웃국가임에 변함이 없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혈맹(血盟) 대신 ‘이웃국가’라는 표현을 썼지만 대북 원유 공급 중단 등 김정은 체제를 무너뜨릴 수준의 대북 제재에는 동참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시 주석이 14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가질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대북 압박보단 이른바 ‘쌍중단(雙中斷·북한 도발 및 한미 연합 훈련 동시 중단)’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불가 등 이른바 ‘3NO’ 원칙을 강하게 요구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두 정상은 회담 후 공동성명, 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하지 않고 각국 언론에만 발표할 예정이다.
12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달 30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 전직 국가원수들의 모임인 ‘마드리드 클럽’ 회원들을 면담했다. 마드리드 클럽 회장인 바이라 비케프레이베르가 전 라트비아 대통령,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 로마노 프로디 전 이탈리아 총리, 올루세군 오바산조 전 나이지리아 대통령이 참석했다.
시 주석은 문 대통령의 국빈 방중 첫날인 13일 ‘난징(南京)대학살’ 사건 제80주기 추도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국빈이 입국하는 날 초청자인 시 주석이 수도인 베이징을 비우는 것을 두고 외교적 결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3박 4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문 대통령은 첫날 동포간담회와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 뒤 둘째 날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