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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수 구속영장 기각한 오민석 부장판사, 알고보니 우병우도…

입력 | 2017-12-02 09:10:00

사진=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 동아일보DB


박근혜 정부 시절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함께 국가정보원의 불법사찰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50)의 구속영장이 2일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오민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최 전 차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수사진행 경과, 피의자의 주거와 가족관계, 소명되는 피의자의 범행가담 경위와 정도 등에 비춰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날 새벽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최 전 차장은 추명호(구속기소) 전 국정원 국익전략국장으로부터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54)과 문화체육관광부 간부 등에 대한 부정적인 세평을 수집하게 하고, 이를 보고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추 전 국장이 이 세평을 우 전 수석에게 ‘비선 보고’했고, 최 전 차장은 이를 방조했다는 것.


최 전 차장은 또 지난 2016년 문화예술인 지원 배제 명단을 작성해 문체부로 통보하는 등 ‘블랙리스트’에 관여한 혐의도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 3차장 등을 거쳐 검사장을 지낸 최 전 차장은 이른바 ‘우병우 사단’의 핵심 인물로 꼽혀왔다. 우 전 수석과는 서울대 법대 동기이자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최 전 차장이 구속 위기에서 벗어나자 구속영장을 기각한 오민석 영장전담 부장판사에 대한 관심도 집중됐다.

오 부장판사는 1969년생으로 서울고와 서울대 법대 사법학과를 졸업한 뒤 제36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26기다.  

오 부장판사는 연수원을 마친 후 서울지법 판사로 첫 임기를 시작했다. 대체로 사법시험 성적이 높을 경우에 첫 부임지를 ‘서울지법’으로 발령받는다. 이후 그는 법원행정처 민사심의관,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거치며 엘리스 코스를 밟아 왔다. 수원지법에서 행정 소송을 심리하던 그는 2월 법원 정기 인사에서 서울중앙지법으로 전보됐다.

특히 오 부장판사는 지난 2월 22일 공무원 좌천 인사를 주도하고 민간인을 사찰한 혐의 등으로 특검이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에 대해 청구한 사전구속영장을 기각해 주목받았다.  

오 부장판사는 당시 “영장 청구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의 정도와 그 법률적 평가에 관한 다툼의 여지 등에 비추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에 민주당은 “구속영장 기각은 우 전 수석의 서울대 후배인 오민석 판사의 결정으로, 오 판사는 이틀 전인 20일 영장전담 업무를 맡아 이 건이 사실상 첫 작품이라고 한다”라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또 오 부장판사는 지난 9월 7일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민간이 ‘댓글부대’에 동참한 국정원 퇴직자 모임 ‘양지회’ 관계자 2명에 대한 구속영장도 기각했으며, 지난 10월 20일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과 공모해 친정부 시위를 벌인 혐의를 받는 추선희 전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에 대한 구속영장도 기각한 바 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