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90도 인사 10일 국회에서 열린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홍 후보자(오른쪽)가 국민의당 손금주 의원에게 정중히 인사하고 있다.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홍 후보자 가족의 재산 문제를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야당 청문위원들은 2015년 홍 후보자의 장모가 홍 후보자의 부인과 딸(13세)에게 빌딩 지분을 각각 4분의 1씩 증여한 것과 관련해 편법증여와 탈세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야당은 홍 후보자를 향해 말 폭탄을 퍼부었지만 ‘결정적 한 방’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미성년자인 홍 후보자의 딸은 어머니와 차용증을 쓰고 2억2000만 원을 빌려 증여세를 납부했다.
홍 후보자는 “전적으로 어머니(장모)가 결정했고 크게 반대할 수 없었다. 당시 현직에 있고 총선을 앞두고 있어 회계법인에 증여세를 더 내도 좋으니 조금의 문제가 없도록 처리해 달라고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모녀 간 채무채권을 해소하겠다. 저희도 불편하고, 조금도 이득이 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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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최연혜 의원은 홍 후보자에 대해 “(법망을 미꾸라지처럼 교묘히 피해 간다는) ‘법꾸라지’라는 말이 유행이다. 홍 후보자는 (세금을 피해 가는) 세꾸라지다. 도덕군자처럼 행동하면서 온갖 기술로 재산을 축적하는 모습이 지킬과 하이드 같다”고 말했다. 한국당 윤한홍 의원은 “(홍 후보자를 일컬어) 한국은 ‘강남좌파’, 프랑스는 ‘캐비아 좌파’, 영국은 ‘샴페인 좌파’라고 한다. 홍 후보자 임명은 문재인 정부의 신(新)적폐”라고 질타했다. 홍 후보자는 “저는 탐욕스럽게 살지 않았다. 저는 인천 화수동의 새우젓동네에서 태어났다. 이웃을 잘살게 만들겠다던 어린 마음이 아직 남아 있다”고 맞섰다.
그는 저서 ‘3수 4수를 해서라도 서울대에 가라’가 학벌주의를 조장한다는 지적에는 “상처받으신 분이 있다면 정말 죄송하다. 전체 맥락을 읽어봐 달라”고 했다.
홍 후보자는 답변 때마다 꼬박꼬박 “존경하는 의원님, 말씀 감사하다”며 자세를 낮췄다.
이날 오후 7시 반 재개될 예정이던 청문회는 자료 제출 부실을 문제 삼는 한국당의 반발로 8시 20분경 재개됐고 여야 간 고성이 오가다 정회되는 사태를 겪었다. 한국당 이철우 의원은 “홍 후보자는 입시기관으로 변질된 특목고 폐지를 주장했다. 그런데 본인 딸은 국제중에 입학했고, 딸의 입학 서류는 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유동수 의원은 “야당이 결정적 한 방이 없으니 청문회를 파행으로 몰고 가려 한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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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