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더스틴 니퍼트가 한국시리즈(KS) 5차전 선발투수로 낙점됐다. 1차전에 이어 두 번째 KS 등판이다. 두산은 홈에서 열린 3·4차전을 KIA에 연달아 내주며 시리즈 전적 1승 3패에 몰렸다. ‘니느님’은 과연 팀을 벼랑 끝에서 구해낼 수 있을까. 스포츠동아DB
수년간 KBO리그를 호령했던 더스틴 니퍼트(36)는 그동안 두산 팬들에게 ‘니느님’이라는 별명으로 불려왔다. 2011년부터 올해까지 정규시즌 통산 94승(43패)을 거뒀고, 방어율도 3.48을 올리며 최고의 효자 외국인투수 노릇을 했다. 지난해까지는 포스트시즌(PS)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며 두산의 2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그야말로 ‘별명 값’을 충분히 하고도 남는 존재였다.
그러나 올해는 그 별명의 절묘함이 다소 무색하다. 정규시즌 14승(8패)을 거뒀지만, 후반기 들어 크게 흔들린 데 이어 PS 무대에서도 첫 등판은 좋지 않았다. KIA와의 KS 1차전에선 6이닝 3실점의 호투를 펼쳤으나, 전성기의 강력함과 비교하면 분명 아쉬웠다.
두산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S 4차전에서 1-5로 패했다. 수비실책과 득점권에서의 빈타가 거듭돼 안방에서 다시 일격을 당했다. 시리즈 전적은 1승3패. 한마디로 벼랑 끝에 몰렸다. 두산은 이제 매 경기가 ‘일리미네이션(elimination)’ 경기다. 1패만 더 해도 KS 3연속 우승은 물거품이 된다.
역대 KS에서 1승3패로 몰린 팀이 역전우승을 일군 경우는 단 한 번뿐이었다. 공교롭게도 이 희귀한 기록에 희생된 팀이 두산이었다. 2013년 KS에서 5차전부터 삼성에 3연패를 당해 최종 전적 3승4패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곰 군단이 기적을 연출해 두 번째 사례를 만들 수 있을까. 첫 번째 ‘키’는 일단 니퍼트가 쥐고 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