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부회장 ‘현지화’ 선언
현대·기아차는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글로벌 주요 사업에 권역별로 ‘자율 경영시스템’을 도입한다고 26일 밝혔다. 현대·기아차가 진출한 각국의 상황과 소비자의 성향에 따라 현지에서 상품 개발부터 생산, 마케팅, 판매 등을 직접 담당하겠다는 것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해외 경영을 챙기면서 현장에서 느끼는 것이 적지 않아 이번 현지화 전략을 구상하고 실무적인 내용의 개편 방향도 제시했다”고 밝혔다.
자동차 산업 환경도 급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중국 시장을 비롯한 신흥 시장에서의 어려움과 일본과 미국 자동차 업계의 경쟁력 회복, 중국, 인도 등 후발 자동차 업체들의 빠른 성장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또 자동차 산업이 정보통신기술(ICT) 등 다른 업계와 경쟁하면서 고객의 차량 보유 형태나 구매 방식이 변하는 산업구조 패러다임 변화에 직면했다.
이번 전략은 우선 내년부터 현대차는 북미와 인도 권역, 기아차는 북미 권역부터 적용된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전 세계 10개국에 35개 생산공장을 운영 중이다. 또 6개국의 13개 거점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했다. 32개국에 62개의 판매법인과 지역본부 및 사무소가 있다.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사업 현장의 자율 경영이 가능하도록 본사 조직도 이날 일부 개편했다. 기존에 본사에 있던 마케팅사업부와 해외영업본부의 해외마케팅 및 서비스를 담당하던 조직을 신설된 고객경험본부로 통합했다. 본부장에는 기존 마케팅사업본부장이던 조원홍 부사장이 임명됐다. 현대·기아차 측은 “회사가 앞으로 소비자의 감성과 고객브랜드, 서비스 분야의 응대 시스템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직개편”이라고 설명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