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면 무거운 책가방을 짐스럽게 들고 등교, 좁은 교실에 틀어박혀 틀에 박힌 수업에 시달리고 있는 어린이들. 한없이 푸르고 씩씩하게 자라야 하는데도 그렇지 못한 어린 싹들을 좀더 자유롭고 싱그럽게 키워보고자 하여….”(동아일보 1972년 10월 16일자 7면)
이런 취지로 시행된 게 ‘자유학습의 날’이었다. ‘전국의 국민학교(초등학교)가 일주일 중 하루를 책가방 없이 등교해 어린이들에게 야외 현장 현습, 취미 활동, 실기활동 등을 실시한다’는 게 주요내용이었다. 문교부는 1972년 10월 16일 ‘자유학습의 날’을 실시하겠다고 밝히고 그해 11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자유학습은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시행 1개월 뒤 설문조사에서 학부모 90%, 학생 96%가 이 제도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찬성하는 교사도 76%나 됐다. 반면 제도에 반대하는 이유도 각양각색이었다. 학생들은 ‘이날 너무 걷거나 뛰어서 피곤하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학부모는 ‘어린이들의 학력저하를 우려’했다. 교사들은 ‘바람직한 교육 계획안 짜기가 벅차다’는 이유를 들었다.(동아일보 1972년 12월 4일자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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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실험이 한 번에 그친 건 아니었다. 1995년 ’책가방 없는 날‘이 실시됐다. 한 달에 한 번 토요일에 야외 견학과 탐구체험 등을 하도록 한 거였다. 1972년 ’자유학습의 날‘과 비슷한 내용이었다. 학생들이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주6일 수업을 해왔던 때에 ’책가방 없는 날‘은 이후 주5일제 수업의 계기가 됐다.
자유학기제에 참여한 학생들이 제과제빵 실습체험을 하는 모습. 동아일보DB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