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적폐청산’ 사정 칼날에 반격
○ MB “퇴행적 시도, 국익 해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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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권에서는 이 전 대통령을 정조준하는 기류가 노골적으로 감지됐다. 특히 19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국가정보원의 ‘서울시장의 좌편향 시정 운영 실태 및 대응 방안’ 문건 작성과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을 직접 고발한 데다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을 검찰이 출국 금지하는 등 이 전 대통령 측에서도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을 것이란 얘기가 흘러 다녔다.
○ MB 향하는 여권의 적폐 청산 칼날
현재 MB 정부 관련 수사는 서울중앙지검과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의 긴밀한 공조로 진행되고 있다.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 산하 적폐 청산 TF가 MB 정부 당시 국정원 기밀 자료를 찾아내면 서울중앙지검이 이를 받아 수사하는 방식이다. 청와대가 캐비닛에서 발견했다는 이 정부 시절 문건도 수사의 발화점이 되고 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2013년 검찰의 국정원 댓글사건 특별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 검사장을 서울중앙지검장에 파격 발탁하고, 댓글사건 수사팀 검사 여러 명을 서울중앙지검에 배치하면서 ‘국정원 수사 시즌 2’를 예고했다. 수사팀은 박근혜 정부 시절 불이익을 받았지만 수사는 공교롭게도 MB 정부 시절 위법 행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검찰은 수감 중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66)을 첫 소환 조사한 데 이어 추석 연휴 중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사이버 외곽팀의 활동비로 유용한 혐의로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검찰은 MB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와 박원순 서울시장을 겨냥한 정치 공세 의혹도 수사 중이다.
여당도 협공을 펼치고 있다. 민주당 적폐청산위원회는 이날 MB 정부 당시 청와대, 국정원 등에서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문건 7건을 공개했다. 김효재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의 보좌관이 자택으로 유출했다가 디도스 특별검사팀에 압수됐던 문건이다. 먼저 공개된 ‘야권 지자체장의 국정운영 저해실태’ 문건에는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 당시 야권 광역·기초단체장 31명의 성향이 분류돼 있다. 또 ‘KBS 관련 검토사항’ 문건에는 핵심 인사들의 정치 성향 분류와 더불어 “김인규 사장으로 KBS 정체성 확립이 어려울 경우 사장을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적혀 있다.
○ 전·현 정권 전면전 비화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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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이 전 대통령의 입장 표명에 대해 어떠한 공식 반응도 내놓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문제는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만 말했다. 자칫 전·현 정권, 또 진보-보수 진영 간 대립으로 확전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신 민주당은 이 전 대통령의 입장 발표에 즉각 “당당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은 “전전직 대통령은 침묵하시면 된다”고 했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가 정치보복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홍수영 gaea@donga.com·황형준·장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