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새만금개발청장 인터뷰
새만금 사업이 거론된 지 30년 만에 새만금 산업단지에서 처음으로 사용 승인을 받은 공장이 나왔다. 새만금개발청은 13일 임시 사용 승인 상태로 운영 중이던 새만금산업단지 2공구 ㈜이시에스(ECS) 공장 건축물을 공식 사용 승인하고 부지에 대해 지번(地番)을 부여했다. 새만금 산업단지는 원래 바다였던 공유수면매립지에 조성됐기 때문에 건물의 준공검사를 받아야 지번을 부여받을 수 있고 지번을 받아야 부동산 등기와 담보대출 등 재산권 행사가 가능해진다.
취임한 지 두 달이 지난 이철우 새만금개발청장(57·사진)은 14일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새만금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고 그 의지가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되고 이번 예산 편성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새만금개발청의 내년 예산은 1922억 원으로 올해보다 81% 늘었다.
“방조제 내부를 십(十)자로 연결하는 동서도로와 남북도로, 항만 등 기반시설을 조기에 구축해 기업이 들어올 여건을 조성하고 민간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다. 입주 기업에 대해 임대료를 낮춰주고 더 많은 인센티브를 줘 기업이 오게 해야 한다. 임대 용지를 최대한 많이 확보해 투자 기업에 최장 100년 동안 장기 임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
―공공 주도 매립은 어떻게 추진하나.
“당초 새만금은 전체의 55%를 민간 투자자가 바다를 메워 용지를 분양해 비용을 회수할 계획이었지만 민간 투자자가 나서지 않았다. 새 정부는 가칭 ‘새만금 공사’를 설립해 용지를 개발하고 부대 수익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을 관계 기관과 협의 중이다. 앞으로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등 설립 절차를 조속히 추진해 나가겠다. 일부에서 거론되는 농지관리기금을 활용한 매립은 농지기금을 도시용지 매립에 사용할 근거가 부족하고 기반시설 국비 투자 감소로 새만금 조기 활성화에 저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새만금은 장차 어떤 땅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이 청장은 “30년 공직 생활의 처음과 끝이 새만금으로 연결되는 강한 인연을 느낀다”며 “지역 주민들의 새만금에 대한 간절한 염원과 기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속도감있게 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새만금 사업은 전북 군산과 부안 사이 바다를 33km 길이의 방조제로 연결하고 내부 291km²를 매립해 산업단지와 도시, 관광용지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1991년 첫 삽을 뜬 뒤 환경 파괴 논란을 거쳐 우여곡절 끝에 2006년 방조제를 완공됐지만 현재까지 매립이 완료된 땅은 12.1%인 35.1km²에 그치고 있다.
●이철우 청장은…
이철우 청장은 전북 남원에서 태어나 전주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를 거쳐 사무관 시절인 1980년대 말 전북도청에서 새만금 사업 도입 과정에 참여한 적이 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