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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볼 브레이크] 2점대 방어율 투수 멸종 위기

입력 | 2017-09-05 05:30:00

올 시즌 KBO리그에 규정이닝 2점대 방어율을 기록 중인 투수는 단 한 명도 없다. 이 부문 1∼3위인 두산 장원준(3.10)과 kt 라이언 피어밴드(3.14), 롯데 박세웅(3.15·왼쪽부터)의 방어율도 3점대 초반이다. 스포츠동아DB


투수의 능력을 평가하는 가장 전통적인 숫자는 방어율이다. 선동열 야구국가대표 감독은 1986년 262.2이닝을 던져 방어율 0.99, 이듬해 162이닝 동안 0.89의 방어율을 기록했다. 야구만화에나 나올 것 같은 믿기 힘든 기록으로 ‘선동열 방어율’이라는 신조어를 만들기도 했다.

선발투수의 경우 2점대 방어율은 특급 에이스의 훈장으로 여겨진다. 3점대 초반은 정상급 투수로 평가된다. KBO리그는 최근 몇 해 극심한 타고투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2점대 방어율 투수는 최근 두 시즌 동안 리그에 생존해 있었다.

2016시즌은 역대 최다인 40명의 3할 타자가 나왔지만 두산 더스틴 니퍼트가 2.95의 방어율을 기록하며 2점대 방어율 투수의 명맥을 이었다. 2015년도 역대 세 번째인 28명의 3할타자가 있었지만 KIA 양현종이 2.44의 뛰어난 방어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7시즌 2점대 방어율 투수는 멸종 위기를 맞고 있다.

36년 KBO역사상 2점대 방어율 투수가 없었던 시즌은 2003년과 2014년, 두 해 뿐이었다. 2003년은 2명의 50홈런타자, 6명의 30홈런 이상 타자가 나온 타자의 시대였다. 2014년에도 30홈런 이상 타자가 7명에 달했다.

올 시즌 4일까지 2점대 방어율 투수는 단 한명도 없다. 방어율 1위는 두산 장원준으로 3.10, 2위는 kt 라이언 피어밴드로 3.14다.

KBO리그는 더 이상의 타고투저를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올 시즌을 앞두고 스트라이크존을 조정했다. 시즌 초반은 투수의 시대가 다시 열릴 것 같은 분위기였다. 메이저리그에서 정교한 제구력을 인정받았던 서재응 SBS 스포츠 해설위원도 “시즌 초반 스트라이크존은 메이저리그보다도 훨씬 넓다”고 평가할 정도였다.

한 동안 피어밴드와 롯데 박세웅(시즌 방어율 3.15·3위)은 2점대 방어율을 지키며 순항했다. 그러나 시즌 후반기 타자와 투수들이 체감하는 스트라이크존은 개막 초와 많이 다르다. 한 베테랑 투수는 “솔직히 심판에 따라 편차가 너무 심하다. 순위싸움이 치열해질수록 중요한 경기가 많아지고 있는데 그런 날은 더 좁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주춤했던 타자들은 다시 파괴력을 뽐내고 있다. 리그 3할 타자는 4일 현재 29명에 달한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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