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쉽고 또 아쉽습니다.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이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그랑프리 국제여자배구대회 2그룹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거든요. 한국은 31일 체코 오스트라바에서 열린 대회 2그룹 결승전에서 폴란드에 0-3으로 완패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정말 선수들, 고생 많았습니다.
2017 월드그랑프리 2그룹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 선수들. FIVB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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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한국 선수들. 동아일보DB
그래도 조혜정은 180㎝가 넘는 상대 ‘블로킹 숲’을 뚫고 강스파이크를 날렸습니다. 그래서 외신 기자들이 붙여준 별명이 ‘날으는 작은 새(flying little bird)’. (맞춤법으로는 ‘나는 작은 새’가 맞지만 때론 일부러 맞춤법을 틀려야 할 때도 있는 법.)
‘날으는 작은 새’ 조혜정(왼쪽). 동아일보DB
얼음찜질을 하며 아쉬움을 삼키던 조혜정의 눈에 대표팀 막내 백명선(61)이 보였습니다. 조혜정은 백명선에게 ‘메달 따서 연금 받게 되면 뭐 할 거냐’고 지나가듯 물었습니다. 돌아온 대답은 이랬습니다.
“언니, 저 동생 여섯 명이에요. 제가 학비를 대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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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동메달을 놓고 결전을 치르게 된 3, 4위전 상대는 헝가리. 한국은 이 경기에서 3-1 역전승을 거두고 동메달을 차지했습니다. 당시 이 소식을 전한 동아일보 기사에 이름이 제일 먼저 나온 선수도 동생들 학비를 책임져야 했던 백명선, 이름이 제일 많이(3번) 나온 선수도 백명선이었습니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여자 배구 동메달 소식을 전한 1976년 7월 31일자 동아일보
조혜정 전 감독(오른쪽) 가족. 왼쪽부터 남편 조창수 전 프로야구 삼성 감독대행, 딸 윤지, 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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