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축구대표 감독 취임일성 “소속팀서 못 뛰어도 필요땐 선발…월드컵 진출 위해 한 몸 불사를 것” 리우 8강 주역 권창훈-문창진 등 ‘신태용의 아이들’ 중용될지 관심
신태용 신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6일 서울 축구 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향후 대표팀 운영에 대한 구상을 밝히고 있다. 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nga.com
한국 축구의 ‘소방수’로 선임된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47)은 6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이 한 몸 불사르겠다”고 각오를 밝힌 뒤 확실하게 ‘울리 슈틸리케 감독 지우기’에 나설 뜻을 비쳤다.
구체적인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현 대표팀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신 감독은 해외파 중용과 소속 팀에서의 출전 여부라는 슈틸리케 전 감독의 선발 원칙에 대해 “출전하지 못해도 필요하다면 뽑을 것”이라며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현재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토트넘)과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은 부상으로 재활을 하고 있어 합류가 불투명하다. 게다가 일부에선 기존 해외파들이 우월감에 빠져 정신력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신 감독과 호흡을 맞춰 왔던 젊은 선수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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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창훈(위쪽 사진)과 문창진
신 감독은 “전임 감독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면서도 “이전 대표팀의 가장 큰 문제는 소통 부족이 아닌 전술의 부재”라고 단언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슈틸리케 전 감독이 ‘점유율 축구’ 등 두루뭉술한 부분을 내세웠던 것에 비해 신 감독은 구체적인 전술을 쓴다. 현대 축구의 흐름에 대해서도 잘 안다. 한때 슈틸리케 감독의 코치로 있었기에 더 답답함을 느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8월 31일 이란과의 안방 9차전, 9월 5일 우즈베키스탄과의 방문 10차전 최종 경기를 앞두고 있다. A조 1위인 이란은 승점 20(6승 2무)으로 본선 진출을 확정했고 한국은 승점 13(4승 1무 3패)으로 2위에 올라 있다. 3위 우즈베키스탄(4승 4패)과는 승점 1점 차다. 대표팀 명단은 8월 21일 발표하고 28일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첫 소집 훈련을 한다. 신 감독은 “만약 본선에 진출하지 못하면 나를 욕하고 질타해라. 하지만 지금은 대표팀에 힘을 불어넣어 줄 때다. 언론에서도 질책 대신 희망을 얘기해 달라”는 당부로 회견을 마쳤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