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들 북극 연구 각축전
한국이 보유한 7500t급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1년 중 70% 이상을 남극에서 지내 북극 연구에는 연간 15일 밖에 활용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극지연구소 제공
○ 3m 두께 얼음도 깨부수는 獨 vs 수중로봇·드론 탑재 英 쇄빙선
2020년 출항을 목표로 독일이 건조 중인 ‘폴라르슈테른2’가 가장 주목받고 있다. 2만7000t급이며 최대 130명까지 승선 가능한 선박으로 연구용 쇄빙선 중 가장 규모가 크다. 3m 이상의 두꺼운 얼음을 깰 수 있다.
영국은 2019년 취항을 목표로 2m 두께의 얼음을 깰 수 있는 1만5000t급 연구용 쇄빙선 ‘D. 애튼버러경 호’를 건조하고 있다. 선박에 2개의 헬리콥터 발착장, 20개의 실험실, 해양조사 장비, 크레인 등을 갖추게 된다. 최대 90명이 승선할 수 있고 항해 중 잠수정이나 수중로봇, 드론 등을 내보낼 수도 있다. 드론이나 헬리콥터는 극지 해양에서 배출되는 에어로졸을 관측한다. 한번에 60일까지 연속 항해가 가능하다.
영국의 극지 연구를 총괄하는 자연환경연구회(Nerc)의 이사장 덩컨 윙햄 런던대 기후물리학과 교수는 “북극은 최근 100년 동안 지구에서 기온이 가장 많이 상승한 지역이고, 지구 전체의 해류 흐름과 기후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집중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중국 건조 첫 쇄빙연구선 2019년 취항…日, 북극 관측용 쇄빙선 건조 예정
중국도 2019년 취항을 목표로 지난해 12월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최대 90명이 승선할 수 있는 1만3990t급 연구용 쇄빙선을 건조하고 있다. 중국이 자체적으로 쇄빙선을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5m 두께의 얼음까지 깰 수 있으며 배의 앞부분뿐만 아니라 뒷부분도 얼음을 깨고 나갈 수 있다. 이 배는 중국 유일의 연구용 쇄빙선인 ‘쉐룽(雪龍)’과 팀을 이뤄 극지 연구에 활용될 예정이다.
일본은 남극용 쇄빙선 ‘시라세’가 있다. 그렇지만 내년부터 약 300억 엔(약 3090억 원)을 투자해 연중 항해가 가능한 1만 t급 북극 관측용 쇄빙선을 새로 건조할 계획이다. 이 배는 1.5m 두께의 얼음을 깰 수 있고, 2021∼2022년경 취항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은 이달 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중일 고위급 북극협력대화’에서 일본, 중국과 함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에 따르면 3국은 2020년 ‘국제 공동 환북극 해양관측 프로젝트’를 비롯해 구체적인 북극 연구 분야 협력사업을 발굴하기로 했다.
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kyunge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