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60·사진)은 20일(현지 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바이오의약품 수탁개발(CDO) 분야로의 사업 확장 계획을 밝혔다. 벌써 여러 업체와 수주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2017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에 참가하기 위해 샌디에이고를 방문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및 자회사를 통한 바이오복제약 개발을 하는 회사다. CMO는 제약사가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의뢰하면 이를 제조·납품하는 것을 말한다.
CDO는 이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쟁사들엔 일반적인 사업이다. 스위스 론자,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은 CMO와 CDO를 합친 사업을 운영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CMO 사업에 뛰어든 후 경쟁사를 빠르게 따라잡았다. 현재 생산능력은 론자(26만 L), 베링거인겔하임(24만 L)에 이어 18만 L 수준이지만 올 연말 18만 L의 3공장이 완공되면 36만 L 규모의 세계 최대 생산시설을 갖게 된다. 김 사장은 “CDO 사업 확장으로 경쟁사들이 위기감을 느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를 통해 2020년 매출 1조 원을 거둬 사업 기반을 확고히 구축할 계획이다.
다만 신약 개발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김 사장은 “성공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한다는 게 원칙이다. 신약 개발에 대해선 아직 경쟁력이 갖춰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오의약품 시장에 도전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선 “향후 10년까지는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CMO 사업에 뛰어들었다. 김 사장은 “삼성이 1만5000L 용량의 세포 배양기를 보유한 반면 중국 업체의 설비는 1000∼2000L 수준이라 격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샌디에이고=박은서 기자 cl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