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클링 美 예비역 대령 65년만에 방한
6·25전쟁에 미 공군 조종사로 참전했다가 65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참전용사 유진 메클링 미 공군 예비역 대령이 5일 대구기지에서 F-15K 전투기 조종석에 올라서 있다. 왼쪽 사진은 6·25전쟁 참전 당시 모습. 공군 제공
1949년 소위로 임관한 그는 2년간 고된 비행훈련을 거쳐 당시 최신예 전투기였던 F-84 선더제트의 조종사가 됐다. 이후 6·25전쟁이 발발하자 중위 계급장을 달고 대구기지의 미 공군 예하 제48폭격비행단 소속 전투조종사로 참전했다.
메클링 대령은 1951년 11월 첫 공중 임무를 시작으로 1952년 12월까지 1년여간 F-84 전투기를 몰고 총 100차례나 출격했다. 적기와의 공중전은 물론이고 북한군의 교량과 주요 시설을 폭격하는 등 큰 전과를 올려 ‘불사조’라는 별명을 얻었다. 참전 기간에 미국에서 아들이 태어났지만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전우들과 함께 임무를 계속 수행했다.
메클링 대령은 이날 대구기지에서 11전투비행단의 현황과 변천사에 대한 브리핑을 받고 한국 공군의 발전사를 살펴봤다. 이어 항공기 격납고에서 한국 공군의 최신예 F-15K 전투기의 조종석에 앉아본 뒤 활주로에서 출격하는 전투기들을 감회 어린 표정으로 지켜봤다.
그는 “6·25전쟁 때 전투기를 몰고 수없이 출격했던 이곳에 다시 돌아오니 꿈만 같다”면서 “전우들과 함께 피와 땀으로 지켜 낸 대한민국이 눈부시게 발전한 것을 보니 가슴이 뭉클하다. 막강한 전투력을 갖춘 한국군의 모습이 대단히 인상적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메클링 대령의 방문 행사를 마친 후 공군은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발전에 기여한 그에게 정경두 공군참모총장(대장) 명의의 감사장을 전했다. 메클링 대령은 10일까지 부산 유엔평화기념관과 국립대전현충원 등을 견학한 후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