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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휘 기자의 거기 어때요]김포의 봄·봄·봄

입력 | 2017-05-22 03:00:00

2년새 미분양 100분의 1로 줄고 3.3㎡당 아파트값 760만→ 814만원
늘어난 인구-저렴한 시세 덕분
“공급물량 올해만 1만채 넘는데다 개발사업 차질… 투자 신중” 지적도




20일 경기 김포시 걸포동에 위치한 GS건설의 ‘한강메트로자이’ 본보기집에 방문객들이 상담을 받기 위해 줄을 길게 서 있다. 김포시는 한때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렸지만 탈서울 인구가 유입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부각되면서 최근 분위기가 반전됐다. GS건설 제공

강성휘 기자

19일 문을 연 GS건설의 경기 김포시 걸포지구 ‘한강메트로자이’ 본보기집. 오전 9시가 되자 사람들이 200m 가까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방문자가 몰리다 보니 오후 2시 반에는 본보기집을 둘러보고 나오는 데 3시간이 걸렸을 정도였습니다. 이날 하루 방문객만 2만여 명에 이르는 등 21일까지 사흘 동안 6만5000여 명이 다녀갔습니다. 분양 관계자는 “당초 예상보다 4배 이상 많은 인파가 몰렸다”며 놀라면서도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미분양의 무덤’이라고 불리던 김포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최근 부쩍 달라졌습니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니 2015년 11월 2994채였던 김포 미분양 아파트는 올해 3월 88채로 확 줄었습니다. 이 수치가 4월에는 30여 채로 더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부동산업계는 최근의 상황을 ‘김포의 봄’으로 표현할 정도입니다.

김포에 불어온 봄바람에 아파트 값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5년 9월 760만 원이었던 김포시 아파트 값(3.3m²당)은 올해 3월 814만 원까지로 올랐습니다.

죽어가던 김포 시장이 어떻게 소생이 됐을까요? 전문가들은 크게 두 가지를 꼽습니다. 첫 번째는 인구 증가세입니다. 2007년부터 2016년까지 10년 동안 김포시의 인구 증가율은 176%였습니다. 정부청사가 이전한 세종시(215%) 다음으로 높은 인구 증가율입니다. 김포시 인구 증가분의 55%는 서울시에 살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서울 마곡·상암지구에 업무지역이 개발되니 김포에 출퇴근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입니다.

두 번째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입니다. 김포에서 전용면적 84m² 규모 아파트 값은 4억 원 선입니다. 서울 인근의 과천(11억3000만 원대), 위례(8억2000만 원대), 광명(6억5000만 원대), 삼송(6억3000만 원대)보다 쌉니다. 내년 11월에는 김포도시철도가 뚫릴 예정이어서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심리도 깔려 있습니다.

하지만 불안 요소도 있습니다. 바로 김포를 ‘무덤’에까지 몰아넣었던 공급물량입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김포에 공급 예정인 아파트는 올해 1만1771채, 내년에는 1만607채입니다. 최근 7년간 연평균 공급물량(6000여 채)보다 많게는 2배에 가깝습니다. 아직 확충되지 않은 교통 인프라도 아킬레스건입니다. 서울과 김포를 잇는 도로의 출퇴근길 정체와 광역버스 이용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높습니다. 김포도시철도 개통 이외의 별다른 호재가 없다는 점도 주목해야 합니다.

김포의 봄에 주목하는 사람이라면 전문가의 발언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김포는 저렴한 가격에 서울과 가까워 최근 들어 실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한강시네폴리스나 김포골드밸리 등 김포 내부 개발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어 집값 급등세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