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메이저 플레이어스 최연소 우승 선두에 2타 뒤진 4위로 4R 출발… 페어웨이 성공 64%, 그린적중 44% 위기서 흔들리지 않고 모두 파 성공… 최근 바꾼 집게 그립도 큰 효과 최경주 이어 한국인 두번째 대회 제패, 美 골프채널 “트럼프 당선만큼 이변”
한국 남자 골프에도 지구촌 필드를 뒤흔들 ‘혜성’이 등장했다. 우즈를 우상으로 삼은 김시우(CJ대한통운)가 주인공이다. 김시우는 15일 미국 플로리다 주 폰테베드라비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코스(파72)에서 끝난 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최종 합계 10언더파로 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만 21세 10개월)을 세웠다. 제5의 메이저대회라 불리는 이 대회에서 애덤 스콧(호주)이 갖고 있던 종전 최연소 우승 기록(만 23세 8개월)을 갈아 치웠다. 우즈는 26세였던 2001년에 이 대회 정상에 올랐다.
PGA투어에서 뛰는 한국 선수 중 막내인 김시우는 ‘맏형’ 최경주(47·2011년)에 이어 한국 선수 중 두 번째로 이 대회를 제패했다. 그는 189만 달러(약 21억2200만 원)의 우승 상금과 함께 5년간의 투어 출전권을 확보했다. 세계 랭킹은 75위에서 단숨에 28위로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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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김시우는 위기를 맞아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그린을 놓친 10번 모두 스크램블링(파온을 못 했어도 파 이상을 잡는 것)에 성공했다. 김시우는 이날 보기를 하나도 하지 않은 유일한 선수였다.
최근 들어 바꾼 ‘집게 그립’ 효과도 톡톡히 봤다. 김시우는 지난달 마스터스에서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집게 그립으로 우승한 것을 보고 퍼팅 그립을 바꿨다. 집게 그립은 퍼팅 시 오른손 엄지와 검지로 퍼터의 샤프트를 단단히 잡는 방식이다. 박도규 전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선수회장은 “집게 그립은 손목의 움직임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짧은 퍼트나 중간 거리의 퍼트를 할 때 정확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버지의 권유로 7세 때 골프를 시작한 김시우는 우즈처럼 갖가지 최연소 기록을 써 가고 있다. 고등학교 2학년 때인 2012년에는 PGA투어 퀄리파잉(Q)스쿨을 역대 최연소(만 17세 5개월)로 통과했다. PGA투어 정회원 규정(만 18세 이상)에 걸려 초청 선수 등으로만 투어에 나서다가 웹닷컴투어(2부 투어)에 참여하기도 했지만 2015∼2016시즌에 PGA투어에 복귀했다. 지난해 8월에는 윈덤챔피언십에서 역대 한국인 최연소(만 21세 1개월)로 PGA투어 챔피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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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우는…
△생년월일: 1995년 6월 28일 △신체조건: 180cm, 85kg △소속: CJ대한통운 △학력: 신성고-연세대 체육교육과 △주요 경력: 2012년 프로 데뷔, 2012년 PGA투어 퀄리파잉스쿨 최연소 합격, 2015년 웹닷컴(2부 리그)투어 스톤브레 클래식 우승, 2016년 PGA투어 윈덤 챔피언십 우승(대회 두 번째 최연소), 2017년 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대회 최연소)
이헌재 uni@donga.com·정윤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