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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바꾸기” vs “색깔론”… 입씨름만 120분

입력 | 2017-04-24 03:00:00

[선택 2017/대선 D-15]선관위 첫 TV토론 ‘北인권안 기권’ 공방




‘손잡고 시작합시다’ 5당 대선 후보들이 23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개최한 첫 TV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5·9대선 후보들은 23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개최한 첫 TV토론회에서 다시 한 번 외교안보 현안을 두고 격돌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최근 대선 국면의 주요 이슈로 떠오른 ‘송민순 회고록’ 논란에 “구태의연한 색깔론”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거짓말이 들통날까 봐 계속 말 바꾸기를 하는 것 아니냐”고 몰아세웠다. 문 후보는 “(2007년) 11월 18일 회의에 배석한 비서관들의 녹취록과 함께 사실 관계를 다 밝혔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이날 문 후보 측은 당시 김경수 대통령연설기획비서관과 박선원 전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의 회의 메모를 공개했다.

유 후보는 토론회에서 다시 발언권을 얻어 “문 후보의 발언이 거짓말로 드러나면 후보를 사퇴할 용의가 있느냐”며 “국회 정보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열어 국가정보원과 청와대 자료를 다 같이 보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문 후보를 대신해 “색깔론을 극복하는 게 보수가 다시 태어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전형적인 안보장사”라고 공격했다. 심 후보는 안 후보를 향해서도 “(안 후보가 북한을 주적이라고 한 것은) 보수 표를 의식해 색깔론에 편승한 것 아니냐”고 몰아세웠고, 안 후보는 “그것이야말로 역(逆)색깔론”이라고 반격했다.


안 후보는 최근 공개된 민주당의 안 후보 네거티브 문건을 들어 보이며 문 후보에게 “제가 갑(甲)철수냐, 안철수냐. 제가 MB(이명박) 아바타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자신의 아내와 문 후보의 아들 특혜 채용 논란을 국회 상임위에서 함께 검증받자고 제안했다. 문 후보는 “제 해명은 끝났다. 저를 끌고 들어가지 말고 (안 후보나) 열심히 해명하라”고 선을 그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패널을 준비해 와 ‘문 후보의 여섯 가지 거짓말 사례’를 나열한 뒤 “거짓말을 해서는 지도자 자격이 없다”고 공세를 폈다. 하지만 심 후보가 토론회를 시작하자마자 “성폭력 범죄를 공모한 홍 후보는 사퇴하라”고 요구하는 등 다른 후보들의 집중 공격을 받기도 했다. 이날 TV토론회에 대해선 후보별로 토론 주제가 왔다 갔다 해 깊이 있는 토론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문 후보는 이날 ‘안보관 공세’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튼튼한 대한민국, 평화로운 한반도’를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어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안 후보는 ‘국민과의 약속, 대한민국 미래선언’에서 문 후보를 겨냥해 “진보는 왜 북한에 쩔쩔매나. 생각이 다르다고 문자폭탄 날리는 것은 진보가 아니라 수구세력”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egija@donga.com·송찬욱·홍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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