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론 책 ‘미운 청년 새끼’ 펴낸 최서윤-이진송-김송희 씨 “N포세대란 말속엔 ‘命名의 권력’이 청년을 국민연금 재원으로 보면서 수단으로 보는 기성세대 시각 거부”
청년 문제의 실상을 정면으로 다룬 ‘미운 청년 새끼’의 저자들. 왼쪽부터 최서윤, 김송희, 이진송.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월간 잉여’ 편집장이자 ‘흙수저 게임’ 창시자인 최서윤(31), ‘계간 홀로’ ‘연애하지 않을 자유’를 펴낸 이진송(30), ‘캠퍼스 씨네21’ 기자 김송희(32). 5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세 사람은 ‘OO세대’보다는 차라리 ‘미운 청년 새끼’가 되겠다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이들이 최근 출간한 책의 제목이기도 하다.
“우리도 나이든 사람들을 N포세대로 부를 수 있어요. 시간과 취미 등 사적인 즐거움을 포기하고 산업화 역군이 돼 살아 왔잖아요. 하지만 우리는 어른들을 그렇게 부르진 않죠.”(이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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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이런 별칭이 청년들이 직면한 현실을 보여줬다는 점에선 의미가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공론화됐다는 거죠. 그런데 청년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 어떤 정책이나 법이 나왔나요? 수조 원을 쏟아부었다고는 하는데 체감되진 않던데요.”(김송희)
청년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각에 동의할 수 없는 건 세대 간 인식 차이 때문. 곧 세대갈등이다. “‘우리 땐 먹을 게 없어 수돗물 마셨어’라는 식의 말을 들을 때면 역지사지로 이렇게 말해 주고 싶죠. ‘요즘 어른들은 참 편해. 토익공부 안 하고 자소서를 수십 장 안 써도 되니까!’”(최서윤) “아버지 세대는 대부분 주말까지 일에 매달렸죠. 잘살게 될 거라는 환상으로 착취나 억압을 때로 받아들인 세대죠. 그러니 생각이 다를 수밖에요.”(이진송)
선배 세대처럼 청년들도 잘살게 될 거란 희망으로 버틸 수 있을까. 미래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청년들이 ‘달관세대’가 되거나 현재에만 충실한 ‘욜로(YOLO·You Only Live Once)’가 됐다는 것이다. “미래에는 불행한 순간이 많을 건데 하고 싶은 일이나 하고 맛있는 거 먹고…. 작은 행복의 조각이라도 만들자는 거죠.”(최서윤) “근데 그 미래라는 게 많은 걸 바라는 게 아니거든요. 방이 구분된 공간에 소파나 침대 놓고 살 수 있는 걸 말하는 거예요. 집다운 집, 먹고살 만한 월급 딱 그거거든요.”(김송희)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