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정. 사진제공|SK 와이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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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정(30)은 지난해 데뷔 최다인 40홈런을 날리고 NC 테임즈(현 밀워키)와 함께 홈런왕에 올랐다. 그가 역대 홈런기록에 또 한 번 자신의 이름을 남겼다. 8일 문학 NC전에서 4홈런을 날리며 KBO리그 역대 3번째 한 경기 4홈런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최정은 홈런만으로 5타수 4안타 6타점을 기록하며 팀 역사상 개막 후 최다인 6연패에 빠져있던 팀을 구해냈다. 또한 SK 박경완 배터리코치(당시 현대·2000년 5월19일 대전 한화전), 미네소타 박병호(당시 넥센·2014년 9월4일 목동 NC전)에 이어 역대 3번째로 한 경기에 4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일본과 미국에서 지도자생활을 한 트레이 힐만 감독도 “한 경기 4홈런은 물론, 3홈런도 보지 못했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앞서 대기록의 주인공이었던 박 코치는 “너 덕분에 내 이름이 한 번 더 나온다”며 농담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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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스러운 대기록이었지만, 그에겐 한 가지 아쉬움이 있었다. 좋은 기분을 더 오랜 시간 만끽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최정은 “사실 어제(8일)가 일요일이었으면, 오늘 월요일이라 좋은 기분을 더 느낄 수도 있었다. 시즌 막판이면 더 만끽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웃었다.
최정은 9일 상대 선발인 NC 이재학에게 통산 26타수 1안타로 처참한 기록을 갖고 있었다. 전날 대기록을 세웠지만, 당장 좋은 흐름이 뚝 끊길까봐 훈련 때부터 마음을 다잡았다.
SK 최정(오른쪽). 사진제공|SK 와이번스
그는 “훈련 때는 일부러 어제의 느낌을 빨리 잊으려고 했다. 거기에 빠져있으면 안되니까 다시 내려놓으려 했다. 잘 맞았다가 다음날 훈련 때 조금만 빗맞아도 ‘왜 안 되지?’라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최정이 한 경기 4홈런의 대기록에 기분이 좋았던 건 ‘변화’를 시도하자마자, 그 효과가 4홈런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날 그의 홈런 타구는 모두 배트 중심에 제대로 걸렸고, 좌측 담장으로 쭉쭉 뻗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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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터 몰아치기 능력을 보이는 등 홈런 페이스가 남다르다. 그러나 그는 “작년처럼 타이틀은 생각하지 않는다. 숫자가 다가오니 40홈런은 해보고 싶었지만, 수치를 생각하고 야구해선 안 된다. 난 수치적인 목표는 시즌 끝날 때쯤 잡는다”며 웃었다.
홈런 부문에는 메이저리그에서 온 새 외국인타자 등 경쟁자들이 많다. 최정은 “무섭지 않은 외국인타자는 없다. 3루에서 수비를 해보면 안다. 힘 있는 타자들은 타구 질이 다르다. 정말 무섭다”며 혀를 내둘렀다.
홈런보다 목표는 ‘꾸준함’이다. 그는 “올해는 아프지 않고, 꾸준했으면 좋겠다. 매년 안 좋은 시기가 있는데 그때 성적이 많이 떨어진다. 올해는 그걸 줄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문학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