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가 롯데의 봄바람을 몰고 왔다. 이대호가 구심점이 된 롯데는 NC와의 마산 원정 개막 3연전을 2승1패 우세로 이끌며 ‘NC 공포증’을 털어냈다.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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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도 두 번째 게임에서는 이겼습니다.”
3월31일 마산 개막전에서 롯데는 NC에 5-6으로 패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NC전 연패 숫자가 15로 늘어났다. 그리고는 4월1일 2번째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하면서 마침내 지긋지긋한 NC전 연패 사슬을 끊었다.
3연전 마지막 날인 2일 마산구장. 이날 경기 전 주변에서는 ‘올해 NC전 1승을 했으니 작년 1년치 다 한 것 아니냐. 앞으로 홀가분하게 NC전에서만 조금만 더 이기면 가을잔치 나가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그러자 롯데 조원우 감독은 “작년에도 두 번째 게임에서는 이겼다”며 손사래를 쳤다. 실제로 지난해 4월15일 첫 만남에서 0-3으로 패한 뒤 하루 우천순연 후 17일 두 번째 경기에서 8-5로 승리했다. 그러나 이후 14경기를 모두 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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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초반부터 타선이 폭발했다. 1회 2사 후 3번 손아섭의 중전안타와 4번 이대호의 우전안타로 1·2루의 찬스를 얻은 뒤 5번 최준석의 2타점짜리 우중간 2루타로 2-0으로 앞서나갔다. 그리고 4회 신본기의 3점홈런, 강민호의 홈런 2방(6회 1점홈런, 7회 3점홈런)으로 승기를 잡았다. 전준우(8회 1점홈런)와 정훈(9회 1점홈런)까지 홈런을 터뜨리며 12-4 대승을 거뒀다. 개막전 패배 후 2연승을 올리며 낙동강 더비 원정에서 귀중한 수확을 거두고 부산으로 돌아갔다.
롯데 이대호.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 롯데에 부는 ‘이대호 효과’
롯데의 개막 3연전 위닝시리즈에는 ‘이대호 효과’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1차전에서 비록 5-6으로 패했지만 9회 솔로홈런을 때리며 복귀 신고식을 했다. 무엇보다 1-6으로 뒤지다 5-6으로 1점차까지 따라붙는 악착같은 모습이 고무적이었다. 이대호는 개막 3연전에서 10타수5안타(1홈런)를 기록했다. 적장인 김경문 감독도 이날 경기 전 “상대팀이지만 이대호 같은 선수가 중심에서 팀을 뭉치게 하는 힘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이대호가 잘 치고 못 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덕아웃에서 계속 박수를 치며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아웃되고 들어오는 선수에게도 ‘괜찮다’, ‘잘할 수 있다’면서 분위기를 살린다. 분위기 메이커다”면서 “무조건 홈런을 치려고만 하지 않고 야구를 잘 아는 선수니까 힘 빼고 칠 때는 힘 빼고 치고, 진루타가 필요할 때는 진루타를 친다. 어쨌든 뒤에 최준석-강민호까지 붙어 있으면 상대가 압박감을 느낄 것이다”면서 흡족해 했다.
이날 6번타자로 나서 홈런 2방을 포함해 5타수3안타4타점으로 맹활약한 강민호는 “상대가 누상에 주자가 있을 때는 대호 형하고 승부를 안 할 것이다. 결국 준석이 형과 내가 잘 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대호의 존재감이 미치는 파급효과를 설명했다. 이대호는 이날 경기 후 “일단 NC 상대 15연패를 끊은 것이 좋다”면서 “후배들이 뭉쳐서 해보자는 마음을 가지고 집중을 해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 홈런 스윙보다는 출루에 집중하고 있다. 이제 홈 개막전을 준비 잘해서 홈팬들 앞에서 좋은 모습 보이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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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