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선수 의존하던 경기 탈피 필드플레이어 14명 모두 주전체제로 막판 소나기골… 30-20 시원한 승리
22일 경기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아시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승리한 한국 선수들이 최태원 대한핸드볼협회장(SK그룹 회장·가운데)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22일 경기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아시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 한국과 일본의 결승전. 한국 선수 13명은 경기 내내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뛸 기회를 기다렸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주장 정지해(32·삼척시청)만 트레이닝복 상의를 입고 있었다.
1월 선임된 강재원 감독이 만든 변화다. 주력 6, 7명에게 기대는 전력으로는 도저히 세계적인 팀과 경쟁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승전을 앞두고 정유라(25·컬러풀대구)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강 감독은 일본의 왼쪽 수비가 약하다는 판단에 전격 선발로 출전시켰다. 정유라는 후반 일본의 오른쪽 수비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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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일본을 30-20으로 격파하고 우승하며 올해 12월 열리는 세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 출전권을 획득했다. 강 감독에게 이번 한일전은 “한 골 차로 이겨도 우승인 경기”였다. 하지만 선수들 전원이 코트에서 뛰며 경기 경험을 쌓는 게 중요했다. 강 감독이 29-19로 크게 앞선 후반 27분 몸이 안 좋은 정지해도 투입한 이유다.
강 감독은 가용 인원 전부가 30분 가까이 뛰어도 정상적인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 대표팀을 만드는 게 목표다. 강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30%의 성과를 얻은 것 같다. 분위기를 바꾸니 선수들이 스스로 야간에도 운동을 하고 몸 관리를 해 깜짝 놀랐다”며 “올해 12월 세계핸드볼선수권대회에서 16강이 목표다. 그때까지 선수들의 체력과 집중력이 한 단계 더 올라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승을 확정한 대표팀은 오랜만에 16명 전원이 어깨동무를 하고 코트를 돌며 우승 기쁨을 나눴다. 주력 선수 몇 명으로 버티던 한국 여자핸드볼 대표팀이 강 감독의 조련 속에 ‘누구나 주전’인 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수원=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