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열 조율사
피아노를 소유한 공연장에는 전담 조율사가 있다. 조율사는 공연장의 피아노를 최상의 상태로 유지·보수하고 피아니스트의 개성과 특징에 맞게 피아노를 조율한다. 무대 뒤 조율사의 세계를 서울 예술의전당 전담 조율사인 이종열 씨(79), 금호아트홀 전담 조율사 정재봉 갤러리피아노 대표(61), 롯데콘서트홀 전담 조율사인 김용래 씨(43)에게 들어봤다.
△전공은 제각각=조율사들이 처음부터 이 길을 걷지는 않았다. 이 조율사는 피아노를 배웠고, 정 조율사와 김 조율사는 각각 바이올린과 성악을 전공했다. 세 사람 모두 손기술이 뛰어났고 조율에 관심이 많아 조율사를 선택했다. 이 조율사는 “조율사는 피아노를 연주할 줄은 알아야 한다. 피아니시모(매우 여리게)부터 포르티시모(매우 세게)까지 연주하면서 손의 감각을 느껴봐야 한다”고 말한다.
정재봉 조율사
△절대음감은 필수?=조율사에게 모든 음을 구별하는 절대음감은 필요가 없다. 다만 상대음감이 필요하다. 정 조율사는 “4옥타브 라를 기준음으로 해서 기계 등을 이용해 주파수를 표준(440Hz)으로 맞춘다. 그 음을 기준으로 상대음감을 활용해 어울리는 음들과 옥타브를 맞춘다”고 밝혔다.
김용래 조율사
△새 피아노 선호=예술의전당, 금호아트홀, 롯데콘서트홀 모두 독일 스타인웨인사의 피아노를 사용한다. 유독 연주자들이 선호하는 피아노가 있는데 바로 새 피아노다. 정 조율사에 따르면 “새 피아노일수록 힘 있고 깔끔한 소리가 나오고, 건반도 잘 움직이기 때문”이다.
△더 좋은 소리=조율사는 피아노와 피아니스트, 관객 사이에서 ‘중매’를 서는 것과 같다. 김 조율사는 “사람들이 추구하는 ‘좋은 소리’는 80% 비슷하다. 나머지 20%까지 채우는 것이 조율사의 목표”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