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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 빙상’ 더 빠르게… 평창선 새 경기복

입력 | 2017-02-22 03:00:00

휠라 “대표팀 공급할 맞춤 슈트 개발 중”
특수소재 사용 15% 가볍고 공기 저항 줄여… 공기 들어가 부풀려지는 ‘풍선효과’도 방지
네덜란드 빙속-쇼트트랙 대표팀에도 제공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을 비롯한 빙상 종목은 찰나의 싸움이다. 눈 한 번 깜빡할 시간(평균 0.3초) 이내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때 이상화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1, 2차 시기 합계 76초099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는데 2위 예니 볼프(76초145)와의 기록 차는 0.046초에 불과했다. 내년 평창 올림픽 이 종목에서는 단판으로 승부를 가린다.

이 때문에 선수들의 경기력 못지않게 장비의 중요성이 크다. 대표적인 장비가 바로 경기복이다. 경기복은 선수들의 기록 단축을 돕고, 체력 소모를 줄이는 결정적인 요소 중 하나다.

한국 선수들의 경기복이 지금보다 훨씬 가벼워질 것으로 보인다. 휠라(FILA)는 “세계적인 스케이트 슈트 제조사 ‘스포트 컨펙스(Sport Confex)’와 공동으로 평창 올림픽용 ‘휠라 올림픽 슈트’를 개발해 대한민국과 네덜란드 빙상 대표팀 선수들에게 독점 공급할 것”이라고 21일 밝혔다. 2012년부터 한국 선수단에 경기복을 제공해 온 휠라는 2014년 하반기부터는 ‘세계 최강’ 네덜란드 대표팀에도 경기복을 공급하고 있다.

현재 개발이 80% 정도 진행된 ‘평창 올림픽 슈트’는 2014년 소치 올림픽 당시 한국 선수단이 입었던 경기복에 비해 무게는 15%가량 가벼워진다. 특수 소재를 사용하고 패턴 조합을 적용해 공기 저항도 10%가량 줄였다. 특히 경기 중 바람이 슈트 안으로 침투해 경기복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풍선 효과’를 방지하도록 설계됐다. 또 어깨 스윙을 원활하게 하고,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이 자연스럽게 수축·이완될 수 있도록 했다.

한국과 네덜란드 양국의 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들은 모두 일대일 맞춤 슈트를 제공받는다.

휠라의 지원을 받는 네덜란드는 이달 초 강원 강릉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10개와 은메달 2개, 동메달 4개 등 모두 16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한국 선수단의 김보름(24·강원도청)이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상화는 여자 500m에서 은메달을 땄다. 팀 추월 경기 도중 부상을 당했던 이승훈(29·강원도청)은 매스스타트 종목에는 결장했지만 21일 열린 삿포로 아시아경기 남자 5000m에서 아시아 신기록(6분24초32)으로 우승했다. 이상화는 “자세가 잘 유지되게 설계되어 있어 스케이트를 탈 때 무척 편하다. 피로도 덜 느끼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휠라 관계자는 “100분의 1초로 승부가 갈리는 빙상 종목에서 우리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하도록 세계 최고의 경기복을 제공할 계획이다. 우리 선수들이 평창 종합 4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