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대표팀 김재호. 오키나와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광고 로드중
“선발투수가 얼마나 끌어주느냐가 관건이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주장은 김재호(32·두산)다. 2년 연속(2015~2016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두산과 대표팀에서 모두 주장 완장을 차고 있다. 어깨가 천근만근이다. 더구나 여기저기서 이번 대표팀이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 그에 따른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본인도 “엄청난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대표팀 전지훈련 첫날인 13일(한국시간)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구장에서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리며 솔선수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금 대표팀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마운드다. 대표팀 김인식 감독은 “지금이 투수들에게 가장 민감한 시기다”며 “이미 불펜피칭을 한 선수들도 있다. 조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 WBC 규정에 따라 연습해야겠지만, 대회에 맞춰 또 투구수를 조절해야 한다”고 밝혔다. 게다가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을 제외한 12명의 투수 중 3명은 당장 실전 투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21일 이시카와구장에서 열릴 예정인 LG 2군과 연습경기를 취소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13일 오전훈련이 끝난 뒤 기자와 마주앉은 김재호는 “선발투수가 얼마나 잘 버텨주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갈릴 것이다”고 전망했다.
광고 로드중
WBC 대표팀 김재호. 오키나와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WBC 성공 조건, 선발투수에 달렸다!
WBC의 투수교체 규정은 복잡하다. 던지고 싶은 만큼 던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선발투수의 투구수는 1라운드 65개, 2라운드 80개, 준결승과 결승 95개로 제한된다. 그뿐만 아니라 50개 이상 투구 시 4일, 30~49개의 공을 던지거나 2일 연속투구 시 1일을 반드시 쉬어야 한다. 이 같은 규정은 마운드 운용에 큰 변수로 작용한다. 선동열 대표팀 투수코치가 “투수교체 타이밍이 관건”이라고 밝힌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김재호가 선발투수의 중요성을 역설한 이유는 이에 따라 초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져서다. 선발투수가 버텨주면, 야수들도 싸울 힘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김재호의 생각이다. 그는 “공격에는 기복이 있다”며 “2015년 프리미어12 때와 마찬가지로 선발투수가 얼마나 버텨주느냐가 중요하다. 초반에 무너지면 분위기가 한풀 꺾이고, 팀 전체에 부담이 가중된다. 반대로 선발투수가 잘 버티면서 초반 분위기를 잡는다면, 타자들도 좋은 기회를 만들어 승리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WBC 대표팀 김재호. 오키나와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투수와 수비의 합이 맞아야 한다!
땅볼유도 능력이 뛰어난 투수들은 수비수 도움 없이는 장점이 발현되지 않는다. 수비의 도움 없이 승리하려면, 모든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워야 한다. 김재호가 “투수와 수비의 합이 맞아야 이길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진다”고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표팀 주전 유격수로 나설 것이 유력한 김재호의 책임감은 더 클 수밖에 없다. 그는 “수비가 가장 중요하다. 확실히 해야 한다”며 “투수와 수비의 합이 맞아야 승리할 수 있는 조건도 성립된다. 불안한 수비는 투수와 타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비에 따라 팀의 능력치가 나온다”고 힘주어 말했다.
광고 로드중
오키나와(일본)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