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륙 10년… 올해도 5개 신설
올해 말 경기 용인시 기흥구 고매동 일원에 들어설 롯데 프리미엄아울렛 조감도. 롯데백화점 측은 “아웃렛과 복합쇼핑몰이 함께 들어서 수도권 최대 규모가 될 것” 이라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제공
‘나들이를 겸한 쇼핑객’이 몰리면서 이 아웃렛의 올해 설 연휴기간 매출은 전년도 설 연휴에 비해 18.2% 늘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의 매출 신장률은 3.5%에 그쳤다. 한국에 교외형 대규모 아웃렛이 상륙한 지 올해로 10년째다. 2007년 6월 신세계 여주 프리미엄아울렛이 국내 대형 아웃렛의 시초다. 1990년대 길거리 상설 할인타운을 시작으로 2001년 마리오아울렛 등 백화점식 아웃렛이 등장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유통의 주요 산업으로 각광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2007년 신세계그룹이 첫 아웃렛을 내자 2008년 롯데백화점, 2014년 현대백화점이 이 시장에 뛰어들었고 시장은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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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올해 유통 3사의 백화점 신규 개장 예정 점포는 2개뿐이다. 그나마도 한 곳은 신세계 인천점이 롯데백화점으로 바뀌면서 롯데 입장에서 신규 점포로 집계한 것이다. 나머지 한 곳은 복합쇼핑몰인 고양 스타필드에 들어설 신세계백화점이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성장이 정체되면서 그나마 아웃렛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을 따지는 고객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나들이 삼아 교외 아웃렛을 찾는 고객도 늘었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이 지난해 교외형 아웃렛 매출을 분석한 결과 추석 다음 날이 1년 중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추석 다음 날에는 평소 주말의 일평균 매출보다 2배 이상 많은 매출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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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너도나도 아웃렛을 내다보니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도권에만 대형 프리미엄아울렛이 7개 몰려 있다. 아웃렛 점포당 인구수는 50만 명으로 미국(158만 명), 일본(185만 명)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아웃렛의 주력 판매 품목인 의류 소비가 부진한 것도 미래 전망을 어둡게 한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웃렛은 결국 백화점 재고를 파는 곳이다. 백화점 3개당 1개가 적당한데 백화점 출점이 적고, 의류 소비가 부진해 아웃렛의 성장에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유통업체들은 아웃렛을 문화·레저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어떻게든 오게 하는 게 목적인 것이다. 미국형 아웃렛의 원조 신세계는 어린이 마케팅에 공들이고 있다. 회전목마, 어린이용 기차 놀이시설 등을 설치해 가족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아웃렛에 인공냇가를 만들고 공연이 가능한 가든테라스를 조성해 가족 놀이공간을 늘리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가격할인 중심의 해외형 아웃렛에서 문화 중심의 한국형 아웃렛으로 차별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