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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KBS 출연 취소한 文, 언론통제인가 기피인가

입력 | 2017-01-27 00:00:00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KBS 좌담회 ‘대선 주자에게 듣는다’ 출연을 취소했다. 4월이나 5월 조기 대선의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유권자들은 각종 여론조사의 지지도 1위를 달리는 대선 주자를 직접 보고 평가할 많지 않은 기회를 놓쳤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대선 주자로서 국민에게 검증받을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의무”라며 문 전 대표를 비판했다.

 문 전 대표 측은 출연 취소 이유로 음식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문 전 대표 지지단체 ‘더불어포럼’의 공동대표라는 이유로 KBS ‘아침마당’ 출연을 금지당한 것을 들었다. 표면적인 이유는 그럴지라도, 지지도에서 비교도 안 되는 주자들과 같은 취급을 받을 수 없다는 권위주의가 느껴진다.

 정병국 바른정당 대표는 어제 “문 전 대표가 MBC가 계획하고 있는 토론회도 일방적으로 불참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진짜 이유는 언론 길들이기일 수 있다. 그는 2012년 대선에서도 종합편성채널의 출연을 거부한 바 있다. 대선 패배 후 저서 ‘1219 끝이 시작이다’에서 출연 거부를 패배의 한 원인이라고 반성하기도 했다. 그러고도 다시 또 출연 거부 카드를 꺼내들었으니 옛 버릇이 도졌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문 전 대표의 부인 김정숙 씨는 12일 여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남편이 지난해 11월 한 종편채널과 긴 인터뷰를 하고 와서 사이다처럼 시원하게 말하지 못한 것을 밤새도록 후회하며 한숨을 쉬었다”는 말을 했다. 문 전 대표가 압도적 1위를 달리는 상황에서 도움이 되기는커녕 점수를 깎아먹는 방송 출연을 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하에 가능한 한 출연 횟수를 줄이려는 전략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유력 대선 주자답지 않은 당당하지 못한 태도다.

 박근혜 대통령은 방송 좌담에 잘 응하지 않았다. 최순실 게이트를 보면서 언론은 지난 대선 때 그를 더 깊이 파고들지 못한 자책감이 든다. 문 전 대표 역시 단지 말이 어눌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이 아닌 남의 생각을 말한다는 느낌을 줄 때가 많다. 문 전 대표를 더 철저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 문 전 대표도 유권자들로부터 더 큰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자세로 방송 좌담이나 인터뷰에 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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