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진단 손목터널증후군 가사일 중년 여성 발생률 높아 제때 치료 안 하면 손 기능 손상 손 근육 이완하는 스트레칭 도움
가족들이 오랜만에 모이게 되는 설 명절이다. 자주 볼 수 없던 가족들을 만나는 것이 반갑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명절 준비를 도맡아 하는 주부들은 고민이 깊다. 바로 명절 증후군 때문이다. 음식 장만부터 정리하는 과정까지 손목 사용이 급격히 늘어 명절이 끝나고 나면 손목 통증을 호소하는 주부들이 많다. 주부가 명절 증후군 중 가장 흔한 손목 통증의 원인은 손목터널증후군 때문이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터널의 공간이 안으로 작아지거나 내부에 있는 조직들이 커지게 돼 정중신경이 압박돼 발생한다. 예손병원 제공
방치할 경우 잦은 손저림 발생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끝으로 가는 신경이 손목에서 눌려 저림이나 마비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손목에는 여러 개의 힘줄과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있는데, 이 손목터널이 나이가 들거나 혹은 반복적인 손목사용 등으로 인대가 두꺼워져 신경을 압박해 손이 저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처음엔 증상이 심하지 않아 참고 넘기는 경우도 많지만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할 경우 손의 근육이 위축돼 기능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증상이 심한 경우 잦은 손 저림으로 잠에서 깨거나 설거지를 하다가 그릇을 떨어뜨리는 경우도 생긴다. 제때 치료받지 못하면 손의 기능을 회복하지 못할 수도 있으므로 가급적 빨리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수지접합 전문 병원인 경기 부천시 예손병원 수부센터의 김진호 원장은 “손목터널증후군은 중년 여성 손 저림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흔하지만 대부분 나이가 들면 저절로 생기는 증상 정도로 여기거나 혈액 순환 이상으로 생각하고 방치하곤 한다”며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밤에 잠에서 깰 정도로 통증이 심해지며 엄지 뿌리 근육이 약해져 손 기능이 저하되고 갈퀴 모양으로 변형이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손목터널증후군 스트레칭.
증상 심할 경우, 수술 필요
손목터널증후군이 경미한 초기에는 약물 치료와 부목, 손목 주사 치료 등 비수술 요법으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하지만 저림증으로 인해 잠에서 깨거나 마비를 느끼는 등 증상이 심해지면 신경을 압박하는 손목 인대를 끊어 원인을 제거하는 수술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김 원장은 “손 저림 치료를 위해 인대를 제거한다고 해서 손목을 움직이거나 활동하는 데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며 수술 후 수년이 지나도 기능에는 전혀 문제가 없고 재발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 근육을 이완하는 스트레칭을 해 주는 것이 좋다. 손을 많이 사용해야 할 때나 작업 전, 팔을 수평으로 뻗고 손가락을 아래로 당기거나 손등을 아래로 당기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손과 손목 사용을 많이했거나 미세한 통증을 느꼈다면 손목 부위에 10∼15분간 온찜질을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정지혜 기자 chia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