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백 #무현두도시
요즘 다큐멘터리 영화에 대한 관심이 심상치 않다. 영화진흥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극장가에 개봉을 알린 다큐멘터리 영화는 총 스물다섯 편. 그중 10월에 개봉한 〈자백〉과 〈무현, 두 도시 이야기〉는 각각 14만과 19만 관객을 돌파했다(2016년 12월 18일 기준). 통상 1만 관객을 모으기 어렵다는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낸 이 두 영화는 모두 정치적인 이슈를 담고 있다. 〈자백〉은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의 최승호 PD가 ‘국정원 간첩 조작사건’을 취재하는 과정을 영화화한 다큐멘터리. 〈무현, 두 도시 이야기〉는 2000년 부산의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야기와 2016년 4월 13일 총선에서 낙선한 뒤 사망한 더불어민주당 故 백무현 후보의 이야기를 다룬다. 지난 11월 24일 개봉한 도올 김용옥 교수의 역사 다큐멘터리 〈나의 살던 고향은〉은 최근 논란이 된 국정 교과서 문제와 맞물리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에는 ‘세월호 사고’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이 TV에 방영되기도 했다. 이 영화는 지난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품이었으나 당시 문화체육관광부의 상영 반대로 ‘부산국제영화제’ 외압설이 돌면서 논란에 휩싸였던 작품이다. 오는 1월 12일에는 언론 탄압과 싸움의 역사를 담고 있는 영화 〈7년-그들이 없는 언론〉이 개봉한다.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이며 디엠지(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최우수 한국다큐멘터리상과 관객상을 받은 작품이다.
다큐멘터리의 오랜 정의 중 “팩트의 단순한 모음이 아니라 주관성에 기초해 주제에 맞게 배열한 스토리”라는 말이 있다. 이에 비추어 보면, 요즘 정치 이슈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의 흥행 돌풍은 그 이유가 분명해 보인다. 〈자백〉을 연출한 최승호 감독은 “언론이 제 기능을 하고 있었다면 힘겹게 이 영화를 만들진 않았을 것”이라고 소회를 밝힌 바 있다. 그의 말처럼, 최근 흥행하는 다큐 영화를 보면 알면서도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스스로에 대한 고발이자 반성문처럼 보인다.
디자인 김영화
editor 정희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