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의 2017 가요계 대예언
2017년 한국 대중음악계는 어떤 별들이 수놓을까. 특급 지구인들에게 예언을 부탁했다. 왼쪽부터 오른순으로 이효리, 볼빨간사춘기, NCT127, 검정치마, 이소라, 콜드플레이, 저니, 김사월. SM엔터테인먼트·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 ‘가창력 깡패’ 지고 ‘음색 깡패’ 뜬다?
“혼성 아이돌 그룹이라든가, 혼밥·혼술러를 위한 감상용 일렉트로닉 음악이 뜰 수도 있죠.”(이경준 대중음악평론가) “걸그룹 A가 음반 제작을 위해 헤비메탈 밴드를 수소문하고 있다는 얘길 들었어요. 우리나라에서도 일본의 ‘베비메탈’ 같은 팀이 나올 수 있죠.”(김작가 평론가)
에이전트 7은 먼저 전문가 그룹에 2017년 대중음악계의 새 트렌드를 예언해 달라고 했다. 몇몇 튀는 답변 속에 다수는 인디 팝, 어쿠스틱 팝의 주류화를 꼽았다. 지난해 달콤한 어쿠스틱 팝을 지향해 데뷔작부터 인기를 끈 듀오 볼빨간사춘기. 그들 이후 이 시장을 겨냥한 움직임이 커지리라는 것이다. “이런 팀들이 예전엔 서울 홍익대 주변에서 먼저 활동을 했다면 이젠 아이돌을 키워 온 대형기획사에서 출발할 수도 있죠.”(서정민갑 평론가)
○ 제2의 혁오는 검정치마, 김사월?
2017년은 격년으로 열리는 MBC ‘무한도전’의 ‘무도가요제’가 있는 해다. 그것이든 다른 채널이든 일단 조명만 받으면 삽시간에 대중스타로 떠오를 인디 음악가를 꼽아 달라고 했다. 이를테면 ‘제2의 혁오’….
가장 많이 지목된 인물은 검정치마와 김사월. 둘 다 인디 음악계의 스타이지만 남녀노소를 아우를 대중적 매력도 갖췄다는 점에 지구인들은 주목했다. 사비나앤드론즈, 실리카겔, 못, 슬릭, 후디, 저스디스, 잔나비, 서사무엘도 스포트라이트 한 방이 인생을 바꿀 만한 예비 스타로 꼽혔다.
에이전트 7은 ‘2017 가장 기대되는 컴백’도 의뢰했다. 검정치마가 여기도 많이 지목됐다. ‘인디 대어’ 검정치마는 작년, 재작년 통틀어 4곡의 싱글만 냈다. 6년 만의 정규작인 3집을 올해 낼 가능성이 높다. 이효리 이소라의 신보도 기대를 많이 모았다. 이 밖에 이센스, f(x), 조용필, 언니네이발관의 신작도 지목됐다.
○ 트와이스 vs NCT127?
‘2017년 가장 흥할 가수’를 꼽아 달라는 주문엔 넓은 스펙트럼의 답이 돌아왔다. 트와이스의 히트 행진, 신인 그룹 NCT127의 약진을 기대하는 이들이 많았다. 서정민갑 평론가는 NCT127에 대해 “올해 더 많은 스토리를 공개하면서 SM의 세계관을 집대성해 보여주지 않을까”라고 예측했다. “스토리텔링을 통한 음악 콘텐츠 강화라는 전략은 2016년엔 선택이었다면 2017년에는 거의 필수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한 배순탁 평론가의 말이 이와 통했다.
가장 기대되는 내한공연으로는 콜드플레이 콘서트(4월 15, 16일)가 꼽혔다. 박준우 평론가는 일본 밴드 세카이노 오와리(2월 18, 19일)와 함께, 영화 ‘버드맨’의 음악 작업 과정을 다루는 콘서트인 ‘안토니오 산체스 버드맨 드럼 세션’(11월 25일)을 기대했다. 조 새트리아니(2월 10일)와 저니(2월 15일)도 전문가들이 기대하는 내한무대였다. (다음 회에 계속)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