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장 부상 방지와 응급조치
스키는 겨울 스포츠의 꽃이다. 따뜻한 겨울이 이어지다 이번 주 들어 올해 첫눈이 내리면서 본격적인 한파가 시작되자 스키장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국민안전처가 2011∼2012년 시즌부터 2015∼2016년 시즌까지 5년간 스키장 방문객 573만 명을 조사한 결과 1만141명이 슬로프 이용 도중 사고로 부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유형은 혼자 넘어지는 단독 사고가 55.9%(5596명)로 가장 많았고, 박 씨처럼 다른 스키어와 부딪쳐 발생하는 사고도 43%(4327명)나 됐다.
부상 부위는 머리(1075명), 어깨(956명)도 많았지만, 역시 무릎이 15%(1515명)로 압도적이었다.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다 넘어질 때 대개 하체는 장비에 고정된 채 상체만 돌아가기 때문에 무릎이 비틀리며 십자인대가 손상되기 쉬운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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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규 한림대성심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십자인대가 파열되면 처음에는 부종과 통증이 있지만, 2∼3주 지나면 이런 증상들이 완화된다. 그래서 단순 타박상이었구나 하고 오인하기 쉬운데, 이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면 무릎 불안정성으로 인해 반월상 연골(무릎 안쪽 반달 모양의 물렁뼈) 등 무릎 관절 내 다른 조직 손상이 발생한다. 장기간 이런 부상이 방치되면 조기 퇴행성 무릎관절염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치료는 수술과 보존적 치료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된다. 보존적 치료란, 보조기 등으로 관절을 고정하고 목발을 짚어 체중 부하를 분산하며 서서히 재활 치료를 하는 것을 말한다. 이 교수는 “앞십자인대 파열은 부분 파열이라도 수술을 진행한다. 뒤십자인대는 완전 파열이라 하더라도 동반 손상이 없으면 보존적 치료를 먼저 한다. 빨리 회복하려면 허벅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병행하면 좋고, 대부분 3개월 정도 지나면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괜한 혈기로 욕심 낼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실력에 맞는 슬로프를 선택하고, 타기 전 반드시 10분 이상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체조 같은 준비운동을 해 추운 날씨에 잔뜩 언 무릎을 풀어줘야 한다. 평소 운동을 통해 단단한 인대를 만들어 놓는 것도 중요하다. 타는 요령만 배울 게 아니라 넘어지는 순간에는 무릎을 굽힌 채 엉덩이 한쪽이 땅에 닿도록 옆으로 넘어져야 큰 부상을 막을 수 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