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김상수(앞)가 9일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TREX 트레이닝센터에서 이한일 대표(전 삼성 트레이너코치)와 근력 운동을 하고 있다. 대구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제가 안일했어요. 자만했죠. 자존심도 많이 상했습니다. 이제는 무조건 야구를 잘 해야 합니다.”
삼성 김상수(27)가 독기를 품었다. 2017시즌을 앞두고 쉼 없이 담금질하며 부활을 꾀하고 있다. 이한일 전 삼성 트레이너코치가 운영하고 있는 대구 TREX 트레이닝센터에서 만난 그는 “지난해 11월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무리캠프를 하고 12월 초부터 나와서 체력단련을 하고 있다”며 “지난해 부상도 있었지만 야구를 너무 못했다. 이제 내 자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열심히, 잘 해야 한다”고 이를 악물었다.
삼성 김상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1990년생 대표
김상수는 “안일했다”고 자신에게 화살을 돌렸다. 그는 “좋은 감독님(류중일 감독)을 만나 늘 주전으로 뛰었고, 성적도 잘 나오다보니 자만했던 것 같다”며 “형들이 ‘넌 좀더 잘 할 수 있다’, ‘열심히 해라’, ‘좀더 집중하라’고 얘기해줬는데 그때는 그 말의 뜻이 뭔지 잘 몰랐다.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봐도 야구를 너무 못했다. 이래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자존심도 상했다. 우리나라에서 유격수를 논하면 항상 이름이 거론됐는데 전혀 언급이 안 됐다. 처음에는 자책감이 들고 자존심도 많이 상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김상수는 사실 그동안 넘어지지 않았던 게 이상할 정도로 전력질주만 했다. 그러나 인생이라는 게 늘 그렇듯 항상 평탄할 수만은 없다. 시련에 봉착한 그는 좌절도 했지만 넘어지지 않았다. 안일했던 시간을 반성하고 다시 일어나 정면 돌파를 하기로 결심했다. 말뿐만 아니었다. 다시 야구를 잘 하기 위해 지난 시즌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준비에 돌입했다. 자청해 일본 오키나와로 마무리캠프를 떠났고, 12월 초부터는 개인적으로 몸을 만드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0일에는 괌으로 넘어가 훈련을 이어갈 예정이다.
삼성 김상수. 스포츠동아DB
● 몸무게 7㎏↑…주장 책임감까지 플러스
효과는 확실했다. 새해에 만난 김상수는 예전과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마른 몸(키 175㎝·몸무게 68㎏)에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체형이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겨우내 체중을 무려 7㎏이나 늘렸다. 스스로 “나도 내가 살이 찔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할 정도로 놀라운 변화다. 그는 “야구를 잘 하고 싶다. 말로만 하지 말고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지난해 팀이 안 좋았으니까 팀도 잘 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몸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주장으로서 2017시즌 목표는 팀의 융합이다. 그는 “지금 선수단에서 내 위치가 딱 중간이다. 중간에서 잘 해서 어린 선수들과 형들을 뭉치게 하고 싶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야구도 잘 하겠다. 그동안 다칠까봐 하지 못했던 도루도 과감하게 시도하고, 아프지 않고 144경기 풀타임 출장을 하면서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 달라지는 모습 기대해 달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구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