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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기자의 온사이드]‘선수 장사’ 잘하는 전북, 이번에도?

입력 | 2017-01-04 03:00:00


 최근 몇 년간 국내 프로축구 K리그에서 전력 보강을 위해 돈 보따리를 가장 화끈하게 푼 구단은 전북이다. 특히 2016시즌을 앞두고는 장신 공격수 김신욱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험자 김보경, 브라질 월드컵 대표였던 김창수 등 국가대표 선수를 대거 영입하면서 부자 구단다운 씀씀이를 자랑했다. 전북은 K리그에서 선수 평균 연봉(3억9530만 원)이 유일하게 3억 원을 넘는 구단이다. 연봉 총액이 100억 원을 넘는 곳도 전북(146억2617만 원)뿐이다.

 이 같은 부자 구단 이미지 때문에 전북이 모기업의 돈을 편하게 끌어다 쓰는 줄 알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전북은 K리그에서 ‘선수 장사’를 잘 하는 대표적인 구단으로 꼽힌다. 비싼 값(이적료)에 선수를 팔고, 이렇게 번 돈으로 필요한 선수들을 영입한다.

 전북은 지난해 김기희를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 선화에 내주면서 이적료 74억 원을 챙겼다. 전북은 이 돈을 선수 영입 자금으로 돌려 김신욱, 이종호, 로페즈 등을 데려오는 데 썼다. 이들을 영입하면서 지출한 이적료는 40억 원 정도다. 이적료만 놓고 보면 30억 원 넘게 남긴 셈이다. 김보경과 김창수 등 나머지 선수들은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어서 이적료 없이 계약금과 연봉만으로 데려왔다. 2015년에도 마찬가지였다. 전북은 선수 이적료로 70억 원을 벌었고 영입 과정에서 지출한 이적료는 4억 원밖에 안 된다. 이렇게 이적료에서 남긴 차액을 FA 영입에 쏟아붓는 식이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좀 다르다. 전북은 2017시즌을 앞두고 선수 영입보다는 지키기에 초점을 맞췄다. 최근 2, 3년 사이 막강한 전력을 갖추었기 때문에 주요 선수의 이탈만 막는다면 추가 영입이 없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핵심 선수의 이탈이 생기고 말았다. 전북 핵심 수비수인 김형일이 최근 중국 슈퍼리그의 광저우 에버그란데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광저우 에버그란데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 눈에 띄는 수비 능력을 보여준 김형일을 6개월 단기 계약으로 영입했다. 김형일이 2016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어 전북은 이적료도 챙기지 못했다.

 레오나르도도 전북을 떠난다. 브라질 출신 레오나르도는 지난해 전북이 10년 만에 ACL 정상에 오르는 데 일등 공신 역할을 한 공격수다. ACL 무대를 통해 레오나르도의 정상급 기량을 확인한 아랍에미리트의 알자지라가 레오나르도를 영입하기로 했다. 공식 발표만 남겨 놓고 있다. 전북으로서는 일종의 ACL 우승 후유증을 겪는 셈이다. 그런데 전북이 특히 아쉬운 건 레오나르도와의 계약기간이 올 7월까지라는 것이다. 남아 있는 계약 기간이 1년 미만이어서 레오나르도의 이적료로 많은 돈을 요구하기가 어렵다. 레오나르도의 이적료는 20억 원 선에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레오나르도 수준의 공격수를 이적료 20억 원에 영입하기는 쉽지 않다. 여기에다 전북은 김형일이 떠난 자리를 메울 수비수도 데려와야 한다. 이 때문에 전북은 가능하면 이적료 부담이 없는 FA 중에서 공격수를 영입하려고 중동 리그를 물색 중이다. 이번에도 전북이 남는 장사를 하면서 전력도 보강하는, 두 마리 토끼 사냥에 성공할 수 있을까? 쉽지는 않아 보인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