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슈트라우스 2세
한 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축하하는 빈의 음악회는 1939년 12월 31일 송년음악회로 시작되어 1941년 1월 1일 첫 신년음악회가 열렸습니다. 1955년에서 1979년까지 25차례는 빈 필 악장 출신인 빌리 보스코프스키가 바이올린 연주까지 곁들이면서 지휘대에 섰습니다. 이후 로린 마젤이 7년간 지휘한 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을 위시한 세계 톱클래스의 지휘자들이 매년 번갈아 무대에 서고 있습니다.
빈 신년음악회라면 누구나 머리에 떠올리는 작품이 본 프로그램 종료 후 지휘자의 인사말에 이어지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왈츠, 그리고 아버지 요한 슈트라우스 1세의 ‘라데츠키 행진곡’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제게는 어린 시절 보스코프스키의 우아한 바이올린 활 지휘와 함께 들려주었던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왈츠 ‘남국의 장미(Rosen aus dem S¨uden)’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이 곡은 빈 신년음악회에 곧잘 등장하는 인기곡이지만 아쉽게도 올해에는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최근에는 1998년, 2009년에 연주곡목에 오른 바 있군요. 인터넷에서도 지난 연주 실황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새해 첫 주, 국내외에 걸쳐 불안한 조짐도 많지만 이 곡을 비롯한 슈트라우스 가족의 왈츠와 함께 아름다운 봄과 새해를 꿈꾸어 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