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매튜/캐시 란젠브링크 지음/서가원 옮김/320쪽·1만4000원·이와우
1990년 8월 16일자 잉글랜드의 한 지역신문에 실렸던 기사의 일부다. 사고를 알리는 한 토막의 기사 이후 영원히 잊혀질 뻔했던 소년 매튜 이야기는 20여 년이 지난 뒤 한 권의 감동 이야기로 재탄생됐다. 책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했던 평범한 소녀, 연인으로 오해받을 정도로 동생을 사랑했던 저자는 동생에게 사고가 발생했던 그날을 중심으로, 과거를 진솔하게 더듬어간다.
그날 발생했던 사고 자체에만 집중한다면 결말은 ‘새드앤딩’이다. 190cm가 넘을 정도로 키가 크고 운동을 좋아했던 ‘상남자’ 매튜는 사고 직후 8년간 식물인간으로 지내다 가족들의 존엄사 결정으로 죽었기 때문이다.
가족이어야만 느낄 수 있는 감정도 솔직하게 표현돼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가령 매튜가 병원에 입원한 초기에 다른 환자가 죽자, 저자는 “(죽은 사람이) 내 남동생이 아닌 사실에 안도했다”고 표현한다. 매튜의 회복 가능성이 줄어들자 “차라리 사고가 났던 날 밤 매튜가 죽었다면 그에게도 모두에게도 더 나았으리란 사실을 나는 확신했다”고 회상하기도 한다.
가족의 소중함 또한 다시금 깨닫게 된다. 오랜 고통의 시간 끝에 가족을 잃은 절망 속에서도 매튜의 유가족은 서로가 살아있음을 감사히 여기며 보듬기 때문. 그렇기에 “우리는 네가 필요했어”라고 말하는 저자 엄마의 한마디는 책 속 구절에 머물지 않고 진한 육성(肉聲)처럼 느껴진다.
김배중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