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제일 잘 산다는 평양의 1인당 실질 소득이 황해남도의 2배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평양시민의 소득수준은 남한의 7%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2일 내놓은 보고서 '북한의 실제 취업률과 소득'에서 2008년 북한 인구센서스를 토대로 구매력평가(PPP) 기준 북한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최소 948달러, 최대 1361달러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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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분석에 따르면 북한의 PPP 기준 1인당 GDP는 세계 최저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지난해 통계에서 세계 191개 나라 중 PPP 기준 1인당 GDP가 1000달러 이하인 나라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콩고민주공화국, 브룬디, 라이베리아 등 4개국에 불과하다. 이석 KDI 연구위원은 "북한이 사실상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라는 사실이 통계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다만 평양은 사정이 달랐다. 평양만 별도로 분석하면 1인당 GDP는 2658~2715달러로 추산됐다. 황해남도(791~1213달러)의 갑절을 넘는 수준이다. KDI는 "북한에서는 평양과 평양 이외 지역 사이에 극단적 양극화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평양의 소득은 예멘(2676달러·158위)과 카메룬(3148달러·153위) 사이에 있다. 한국의 PPP 기준 1인당 GDP는 3만6612달러(33위)로 북한 소득수준의 27배에 달한다.
한편 KDI는 보고서에서 20~59세 북한 인구 중 취업자 비중이 86%에 달한다는 공식 통계와 달리 사실상 실업 상태인 인구 비중이 최소 25%에서 최대 56%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세종=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