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만화 베스트셀러 ‘윔피 키드’ 작가 제프 키니 방한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초 3학년 3반 교실에서 일일 명예교사로 위촉된 어린이 책 시리즈 ‘윔피 키드’의 저자 제프 키니 씨가 학생들과 함께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키니 씨는 학생들에게 윔피 키드의 캐릭터를 쉽게 그리는 법 등을 가르쳐줬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키니 씨는 1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아이들의 독서에 ‘다리(bridge)’를 놓아주겠다는 마음으로 책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처음부터 어린이를 위한 그림을 그리고 싶었던 건 아니었다고 한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는 것. 대학 졸업 후 신문 만평가가 되려고 3년 동안 언론사에 그림을 보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그림이 너무 유치하고, 어린애가 그린 듯 서툴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래서 아예 아이의 시선에서 아이 같은 그림을 그리기로 결심했다.
2004년부터 한 온라인 사이트에서 윔피 키드 연재를 시작한 후 반응은 뜨거웠다. 2007년 윔피 키드 1편이 출간된 후 책은 450주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그에 따르면 어린아이들은 그림 위주의 책을 보다가 글자가 많은 책을 읽는 단계로 넘어가는데 이때 많은 아이가 책 읽기를 지루해하고 그만두고 싶어 한다. 키니 씨는 “독서 형태가 바뀌는 과도기에 있는 아이들이 책 읽기를 멈추지 않고 완독하는 경험을 통해 성취감을 맛보길 바랐다”며 “글 사이에 작은 그림을 삽입해 책을 구성한 이유”라고 말했다.
두 아들의 아빠이기도 한 그는 부모들이 자녀에게 무조건 유명한 고전작품을 읽도록 하는 데 반대한다. 흥미 있는 주제에 대한 책을 읽어야 독서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큰아들(14)은 스포츠에 관심이 많아 농구 축구 야구 등에 관한 책만 읽는다고 했다. 그는 “한 세대만 지나도 언어와 생활상이 달라지기 때문에 부모가 아무리 감명 깊게 읽은 책이라도 아이들에게는 지루할 수 있다. 고전은 고등학교 가서 읽어도 된다”고 강조했다.
키니 씨는 만화책도 좋은 지식의 창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만화책을 통해 역사 지리 문화 심리 정치 종교 등 다양한 학문의 지식을 얻을 수 있다”며 “어린 시절 칼 바크스의 도널드 덕 시리즈를 탐독하며 남미 아마존 중국 일본 노르웨이 등은 물론이고 각종 신화에 대한 지식을 얻었다”고 말했다.
노지원 기자 z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