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단 선수 재계약 비용 삭감 이어… 고래축제 예산 등 ‘마구잡이 삭감’ 지자체 홍보 운동부 존립 위협하고… 울산 대표 축제 내년 개최 불투명
울산 중구가 2011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마두희 축제 모습. 울산 중구의회는 이 축제 예산 7억여 원 전액을 삭감했다가 시민 반발로 부활시켰다. 울산 중구 제공
울산시민들 사이에 이 같은 말이 최근 빈번하게 나오고 있다. 울산의 각 기초의회가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하면서 지역 대표 축제 관련 예산을 삭감해 내년 개최가 불투명해졌다.
또 전국 대회에서 우수 성적을 거두며 자치단체 홍보에 톡톡한 역할을 해 온 운동부 예산마저 삭감해 운동부가 존립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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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 씨름단은 울산 유일의 실업팀 씨름단으로 2000년 창단됐다. 올해 7월 제53회 대통령기 전국장사씨름대회에서 단체전 3위, 일반부 청장급 1위, 역사급과 장사급 2위를 차지하고 전국체전에서도 메달을 휩쓰는 등 울산 체육계에서는 ‘효자 운동부’로 꼽히고 있다. 동구청은 “내년도 추경예산 편성 때 반영될 수 있도록 의회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중구의회는 이달 초 열린 상임위원회에서 내년도 마두희(馬頭戱) 축제 관련 예산 7억1500만 원 전액을 삭감했다. 마두희는 300년 전통의 울산 고유의 큰 줄 당기기 놀이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은 우리 민족 정신문화 말살정책의 일환으로 1936년 울산 중구 시계탑 사거리에서의 마두희 놀이를 끝으로 중단시켰다. 울산발전연구원이 2011년 마두희 연구를 발표한 뒤 울산 중구청이 마두희 축제를 지역의 대표 축제로 승화시켜 매년 열고 있다. 중구의회는 시민들과 문화계의 반발이 확산되자 13일 열린 예산결산위원회에서 마두희 예산을 부활시켰다.
남구의회도 올해까지 22회째 이어진 울산의 대표 축제인 고래축제의 내년도 예산 22억 원 가운데 19억 원을 상임위에서 삭감해 내년도 개최가 불투명하다. 시민 반발이 확산되자 예산결산위원회에서 겨우 부활시켰지만 16일 본회의 표결을 남겨두고 있다.
집행부가 신청한 내년도 역점 사업 관련 예산에 대해 울산의 기초의회가 ‘마구잡이 삭감’을 하는 것은 7월 후반기 의장단 선출 과정에서 빚어진 의원들 간의 편 가르기 앙금이 지속되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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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