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24와 함께하는 독자서평] ◇싸울 기회/엘리자베스 워런 지음/박산호 옮김·548쪽/2만2000원·에쎄
※지난 일주일 동안 391편의 독자서평이 투고됐습니다. 이 중 한 편을 선정해 싣습니다.
어렵게 어린 시절을 보낸 워런은 두려움이란 낱말을 종종 사용한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쌓아 올린 모든 것을 잃게 될까 봐 두려워하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도 잘 알고 있었다’ ‘아빠와 나는 둘 다 가난해질까 봐 두려워하고 있었다’ 등이 그렇다. 이런 고백을 통해 워런은 자신이 교수이고 상원의원이기 이전에 보통 사람임을 알린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세금과 각종 이자와 수수료의 주 수탈 대상이 하위 중산층 이하의 저소득층이다. 규제 완화라는 미명 아래 착취당하고 결국 파산 신청에 몰리는 미국인 역시 중산층 이하의 저소득층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책에서는 미국의 파산법과 이를 둘러싼 이해관계 집단(가진 자들의 편에 선)의 로비와 없는 사람들을 더 털어내려는 그들의 선전 행위를 확인할 수 있다. 파산법을 악용한 금융기관들의 악랄한 행위, 그에 달라붙어 기생하는 정치인과 공무원들의 행태를 읽노라면 화가 치민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패배 후 열린 민주당 모임에서 워런의 연설을 들은 사람들은 그가 더욱 진보적인 생각을 갖게 된 것 같다고 했다. 나는 먼 타국에 있는 사람이지만 그의 싸움에 박수를 보내면서 다음 번 미국 대통령 선거에 나서 승리하기를 응원한다. 이 책은 특히 여성이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의 페미니즘 시각을 접할 수도 있다. 내가 다 읽은 책은 지금 딸아이가 읽고 있다.
장재훈 서울 성동구 홍익동